흉기로 여자친구를 살해해 구속된 피의자가 흉기를 들고 유치장으로 들어갔다, 조금 섬뜩한 이야기처럼 들리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오태윤 기자. 먼저 이 남성이 여자친구와는 왜 다투다가 살해까지 하게 됐나요?
【 기자 】
네 지난 19일이죠. 대낮에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30대 남성이 3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른 건데요.
경찰조사에서 남성은 이 여성과 1년 정도를 사귀었는데, 3주 전에 여성으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달라고 해서 찾아갔다가 남성이 홧김에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남성은 다음 날 경기 구리시의 한 부추밭에 숨어 있다가 긴급체포 됐습니다.
【 질문 2 】
체포 당시에 수색은 없었나요? 이 남성은 대체 언제부터 흉기를 가지고 있던 건가요?
【 기자 】
경찰이 체포 당시 수색을 해서 소지하고 있던 커터 칼 하나를 찾았는데요. 다른 흉기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흉기는 이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 남성이 여성을 흉기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왼팔을 심하게 다쳐서 경찰조사 중에도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요.
본인 진술에 의하면 병원 치료를 받을 때 이 흉기를 숨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담당 경찰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민문기 / 서울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
- "입감 전에 병원에서 왼손부위를 치료하는 도중에 왼손 반깁스한 붕대 안에 소지하고 유치장에 입감된 것으로…."
【 질문 3 】
그런데 이 남성은 굳이 왜 유치장에 흉기를 가지고 들어간 건가요? 처음 검거됐을 때부터 자해를 계획했던 건 아닌가요?
【 기자 】
경찰조사에서는 한 씨는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 자살하려고 흉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진술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피의자는 검거 당시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자친구를 살해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한 씨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한 모 씨 / 살인 피의자 (지난 20일)
- "자살하려고 갖고 있었습니다. 죽일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과연 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흉기를 가지고 들어갔느냐는 점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있는 거죠.
가지고 들어간 지는 이미 엿새나 지났고요.
【 질문 4 】
그렇다면, 피의자가 흉기를 가지고 있던 건 어떻게 알아내게 된 건가요?
【 기자 】
피의자가 다른 유치인들한테 자신이 칼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을 하면서 내보여줬다고 합니다.
협박이나 위협적인 행동 같은 건 없었다고 하는데요.
위협감을 느낀 다른 유치인들이 면회를 나가는 중에 유치장 관리를 하는 경찰관에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저 사람이 흉기를 가지고 있다면서 보여줬다고요.
그래서 경찰이 다시 수색을 했고 붕대 안에 숨겨뒀던 칼을 엿새 만에 찾은 것이죠.
【 질문 5 】
유치장 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경찰의 허술한 유치장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그동안 어떤 사건·사고들이 있었나요?
【 기자 】
네. 지난 1월 경기 안산 단원경찰서에서는 문구용 커터 칼을 소매에 숨겨둔 여성이 자해를 시도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 자신의 옷으로 샤워실에서 목을 매 숨지는 일도 있었고요.
지난 2012년에는 유치장 배식구를 이용해 도망친 것이 대표적인 관리 허술 사례로 꼽힙니다.
사실 범죄자들이 입감되는 곳이다 보니 범죄자들의 심리상태는 극도의 불안상태일 수밖에 없는데요.
철저하게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다른 우발적 범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관리에 안이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 앵커 】
네 도움 말씀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오태윤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