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실적을 부풀려 수조원대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1심에서 징역 23년이 선고된 모뉴엘 박홍석 대표(54)에게 2심에서 징역 15년 형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천대엽)는 17일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하고, 357억65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기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5400억원에 이르는 등 무역보험과 수출금융제도의 신뢰와 안정을 크게 침해했다”면서도 “박 대표에게 돌아간 돈은 5억5000여만원 뿐이고, 대부분 회사 운영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모뉴엘 직원들이 박 대표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도 참작됐다.
박씨는 2007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홈시어터컴퓨터(HTPC)의 가격을 부풀려 수출하고, 대가로 받은 수출대금 채권을 팔아 시중은행 10곳에서 3조4000억여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상환되지 않은 금액만 54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대출금 361억원을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를 통해 국외로 도피시킨 혐의와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 임직원에
1심은 지난해 10월 “박씨가 미국에 주택을 구입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경제 범죄에 있어 역대 최고 수준인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모뉴엘은 한때 중견기업의 신화로 꼽혔지만, 천문학적인 사기대출 논란에 휘말려 결국 2014년 파산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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