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나온 지 꼭 1년째 되는 날입니다.
허술한 감염병 관리 체계와 함께 메르스 확산의 주범으로 꼽힌 한국식 응급실과 문병 문화는 1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김수형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 기자 】
메르스 전파의 최대 진원지로 임시 폐쇄까지 됐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아무나 마구 드나들던 이곳이 지금은 절차가 까다로워졌습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응급환자라도, 응급실에 처음 왔을 때 곧바로 들어가려고 하면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습니다. 밖에 있는 선별진료실에서 감염병이 있는지 먼저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환자외에 보호자 한 명만 출입할 수 있고 음압병동도 생겨 감염병 환자 관리에 더욱 철저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바꾼 병원은 여전히 드뭅니다.
한 종합병원 응급실, 벤치에 환자가 누워있을 정도로 환자들로 가득차 전혀 통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응급실 이용환자
- "제가 환자분 증상을 알아야 기록을 하고 의사에게 보고를 하고…."
- "아까 얘기 다 했다니까요. 의사 선생님한테…."
또 다른 병원의 응급실에선 보호자가 아닌데도 아무런 제지 없이 활보합니다.
메르스 2차 확산의 주범으로 꼽은 문병 문화도 그대로입니다.
메르스 발생 직후 한때 문병 시간을 제한했던 것과 달리 다시 말 뿐으로 변했고,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면회 시간이 언제까지예요?"
- "몇 시라고 정확한 건 아니고, 환자에 방해가 되지 않게…."
입원실 출입은 여전히 자유롭습니다.
▶ 인터뷰 : 오미정 / 서울 흑석동
- "그런 일이 있을 때만 조심한다거나 검열을 한다거나 이런 상황이지 그 외에는 병원 드나드는 것에 대해서 큰 제한 없이…."
200일 넘게 한국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도 변한 건 거의 없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변성중·박세준·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