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조폭 21개파 개입 1천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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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박 사이트/사진=연합뉴스 |
전국 21개 파 조직폭력배들이 판돈 1천억원대의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습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회원을 모집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도박하도록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익산 배차장파 행동대원 강모(31)씨 등 조폭 43명과 사이트 운영자, 도박자 55명 등 모두 98명을 검거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강씨와 대포통장 유통책 김모(31)씨 등 조폭 4명과 이모(44)씨 등 사이트 운영자 4명 등 8명은 구속됐고 나머지 90명은 입건됐습니다.
또 이 사이트를 개설, 운영을 총괄하고 해외로 도주한 울산 재건신역전파 부두목 박모(33)씨를 수배하고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도주한 박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국, 베트남 등에 서버를 두고 해외 축구, 농구경기를 중계하는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강씨에게 회원 모집 총책을 맡겼습니다.
강씨는 자신이 알고 지내던 다른 조폭들에게 "돈을 쉽게 버는 방법이 있다"며 하부 모집책으로 영입했고 조폭들은 또 다른 조폭을 영입하는 식으로 울산, 익산, 대전, 수원, 전주, 경산, 포항 등 전국 21개 파 42명이 강씨의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강씨와 하부 모집책인 조폭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안전한 놀이터 있습니다' 등 문구로 홍보하면서 회원들을 모집하고 사이트 접속 아이디 등을 제공해 도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강씨는 대가로 회원들이 건 돈의 3∼5%를, 하부 모집책들은 회원들이 잃은 금액의 30%를 운영자들로부터 받아 챙겼습니다.
강씨는 또 31개 사이트의 관리권을 운영자들로부터 넘겨받아 도박자들에게 제공해 1억6천만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머지 조폭들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3천만원 정도를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조폭 중에는 자신이 직접 도박에 참여해 오피스텔에 컴퓨터 10여 대를 설치하고 3개월 사이 3억원가량을 걸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조폭들을 통해 도박한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원이나 무직자들이며 1회당 최소 5천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돈을 걸었습니다.
어떤 도박자는 자영업을 하다가 정리해 마련한 1억5천만원을 걸어 한 달 사이 6천만원을 날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운영자들은 종업원들을 서버가 있는 필리핀에 보내 회원들이나 하부 총책들이 대포통장 등으로 보내온 판돈을 관리하도록 하고 자신들은 서울 강남 오피스텔 등에서 환전 등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3∼4개월 단위로 사이트 주소를 바꾸면서 경찰 단속을 피했습니다.
대포통장 유통책 김씨 등 조폭 2명은 지인 명의로 유령 법인을 세우도록 하고 대포통장 40여 개를 만들어 운영진에게 공급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4개 도박사이트를 확인했는데 한 사이트에서는 1만 명의 회원이 도박했고 하루에 2억원의 판돈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며 "1년 6개월 사이에 전체 사이트에서 1천억원의 판돈이 오간 것
경찰은 운영진이 최소 47억원, 하부 모집책들은 수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운영진이 사이트 관리를 위해 임차한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2곳을 덮쳐 현금 2억1천200만원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또 다른 도박사이트를 확인해 수사 중입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