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스스로 천 화백의 작품을 위조했다고 주장한 모방 화가를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MBN 취재진이 모방 화가를 만나 심경을 들었습니다.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유명 화가의 그림이 큰 인기를 모았던 1970년대 말.
서울 관훈동에 살던 한 모방 작가는 화랑 사장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습니다.
▶ 인터뷰 : 권춘식 / '미인도' 위작 주장 작가
- "천경자 그림을 달력 가져와서 비슷하게 그려달라고 그래서 내가 내 나름대로 좀 변형을 시켜서 여기저기서 따 가지고 좀 다르게…."
권 씨는 천 화백의 그림 6점을 위조했고, 한 점당 당시 돈으로는 적지 않은 20만 원의 사례비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시 썼던 붓의 종류와 작품의 촉감, 필체의 차이 등을 언급하며, 미술관에 있는 것은 자신이 그린 작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991년 당시 실제 감정에 참여했던 전문가 역시 의혹을 제기합니다.
▶ 인터뷰 : 송영방 /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명예교수
- "언뜻 보면 천경자 같은데 미인도라고 하는데 미인이 처음 보는 미인이야. 우리나라 미인이 서양 여자 비슷하고 눈동자는 동태 눈이고…."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검찰은 권 씨를 불러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를 보여주고, 당시 상황과 작품의 진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