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눈에는 자기 자식이 제일 예뻐 보인다는 말처럼 강아지를 자식처럼 여기는 주인들도 “우리 개가 가장 특별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강아지들이 얼마나 똑똑한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8일(현지시간) 과학적 연구결과를 근거로 강아지들이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다양한 능력들을 소개했다.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견주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개들의 6가지 능력을 꼽아봤다.
1. 사람과 공감한다
당신이 강아지를 보면서 하품을 한다면 강아지 역사 하품할 가능성이 크다. 주인의 감정이나 심리상태를 공감하기 위해서다.
2008년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강아지가 주인을 따라 하품하는 행동은 주인을 공감하는 능력 때문에 나타나는 ‘감정전염’ 현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한 연구원은 “강아지들은 주인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므로 주인이 표현하는 감정에 따라 행동과 심리상태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주인이 슬프거나 공허함을 느끼면 옆에 있는 강아지도 이에 반응한다는 얘기다.
2. 사람과 눈을 맞춘다
강아지는 비영장류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과 눈을 마주 보며 교감할 수 있는 동물로 꼽힌다.
일본 가나가와 아자부대학 동물·생명공학과 나가사와 미호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애견과 주인이 눈을 맞출 때 양측 뇌에서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은 사회적 교감이나 부부애, 모성 본능, 신뢰감 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사람 손에 자란 늑대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해봤지만 개의 경우와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다.
3. 사람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개들은 주인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가족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모리 대학 연구팀은 개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 안에 개를 눕히고 주인의 냄새와 다른 낯선 개의 냄새 등 다양한 냄새를 맡게 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나타나는 뇌파의 변화를 측정 분석한 결과 개는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의 냄새를 가장 먼저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냄새의 주인공이 자기 주인인 경우에는 뇌 속에 이른바 ‘보상중추(reward center)’라 불리는 곳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4. 갓난아기보다 똑똑하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의 연구팀이 2009년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을 통해 발표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개는 평균 생후 2년 6개월 정도의 아기 지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개의 수학적 재능을 파악하기 위한 일련의 실험을 실시한 결과 개들이 평균적으로 165가지의 말이나 손짓, 휘파람 소리를 알아듣고, 지능이 높은 상위 20%는 250가지를 알아듣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과 개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해 놓고 먹이를 하나 놓은 뒤, 다시 하나를 더 놓는 모습을 개에게 보여줬다. 이어 칸막이를 닫은 후 먹이 하나를 더 추가해 놓고 칸막이를 제거했더니 개가 놀라며 오랫동안 쳐다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개가 놀란 이유는 본래 먹이가 2개 있어야 하는데 3개가 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는 유아의 수학적 재능을 알아보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이 방법에서 보인 개들의 수학적 재능은 3~4살 된 아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5. 소리를 사람처럼 듣는다
개는 인간이 소리를 들었을 때 나타나는 뇌 반응과 유사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헝가리 에오트보스 로란드 대학의 아틸라 앤딕스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훈련된 개 11마리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뇌 스캔이 진행되는 동안 개들에게 “하하하”, “흑흑” 같은 사람들의 울고 웃는 200여 가지 감정 소리들을 차례로 들려주면서 뇌 조직 신호의 변화를 관찰했다. 또 같은 방식과 환경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개와 사람의 실험 자료를 각각 비교·분석한 결과 감정 소리를 인식하는 개와 사람의 방식이 매우 흡사하다는 결과가 드러났다. 예를 들어 누군가 웃거나 울거나 화를 내면 해당 소리에 대한 뇌 신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기공명영상에 나타나는데 개와 사람의 신호 움직임이 거의 동일하게 나온 것. 개의 뇌는 사람처럼 감정 섞인 음향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앤딕스 박사는 “사람이 말을 하면 마치 개가 알아듣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에 대한 과학적 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개와 사람이 유사한 사회 환경을 공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6. 침팬지보다 똑똑하다
사람과 유전자가 96% 가량 일치한다는 침팬지와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해온 반려동물인 개. 누가 더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들을까.
지난 2012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된 “지시 사항을 이해하는 것은 침팬지가 아니라 개였다”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정답은 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다양한 품종의 개 32마리와 침팬지 20마리를 대상으로 조금 떨어진 곳의 물체를 손으로 가리키고 제대로 가져오면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실험을 실시했다.
예비지식이나 주위 환경 등 영향을 줄만한 모든 요인들은 배제한 이 실험 결과 개의 정답률이 침팬지보다 두드러지
연구팀의 줄리앤 카민스키 박사는 침팬지보다 개가 사람의 명령을 잘 수행하는 이유에 대해 “개가 인간과 함께 오래 살면서 사람의 명령을 잘 따르도록 진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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