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불량 급식, 머리카락·휴지·플라스틱 조각까지…"해결 의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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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불량 급식/사진=연합뉴스 |
부실·불량한 학교 급식을 지적하는 학생, 학부모 불만이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 등이 SNS에 올린 급식 사진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이들이 받아든 식판에 담긴 음식이라고는 소량의 우동과 꼬치 한 개, 수박 한 조각, 단무지 한 조각이 전부였습니다. 한 끼 식사로 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온라인 공간은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 "안쓰럽고 안타깝다"며 학교와 교육 당국을 성토하는 글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봉산초 학부모가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 자체 조사결과 급식실 식탁, 배식대, 도마에서 기준치보다 수십 배 많은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5∼6학년 2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밥과 국, 반찬에서 머리카락, 휴지, 플라스틱 조각 등이 나왔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비대위는 비위생적 불량급식 책임을 물어 대전시교육청에 관련자 징계 및 영양사·조리사 전원교체, 급식 질 향상과 위생 상태 개선 계획 등을 요구했습니다.
비대위는 "불량급식 실태를 폭로한 지 1년 넘도록 교육 당국은 전혀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그사이 피해가 어린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파문이 일자 대전시교육청은 "봉산초 특별감사와 학부모·사회단체 등으로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며 "교육청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와중에 대전 동산초등학교에서 학생 70여명이 급식에 의한 식중독 의심 증세를 호소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드러내놓고 불만을 터뜨리지 못할 뿐 급식 문제로 속을 끓이고 있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
인천 한 섬 지역 초·중·고 통합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는 "2달 전 학교 급식 모니터링에 참여했다가 배식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조리 종사원들이 '잔반이 남지 않게 하라'는 지시에 따라 밥과 반찬을 터무니없이 적게 주는 것을 보고 항의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일부 급식 종사자들은 학부모 항의를 받으면 아이들에게 반찬을 던지듯이 주는 등 불친절하게 대한다"며 "교육청이 급식 종사자에게 별도 인성교육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지역 초·중학교에 두 자녀가 다니는 학부모는 "첫째는 학교 급식을 좋아하지만 둘째는 크게 만족하지 않는다"며 "영양사 실력에 따라 학교 급식 맛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대구에서는 폐기 대상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장기간 일선 학교에 납품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북에서도 최근 학교급식소와 업체를 점검한 결과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제조 일자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을 보관한 16곳이 적발됐습니다.
교육 당국은 수년 전부터 각종 학교 급식 문제를 해결하려고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시행합니다.
부산시교육청은 2014년 11월부터 모든 학교가 당일 제공한 급식을 학교 홈페이지 '오늘의 식단' 코너에 올리도록 했습니다.
학교 급식 질 향상을 위해 컨설팅단을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해마다 학생, 학부모 지적이 끊이지 않자 지도·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
울산에서는 하반기부터 음식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평가단이 모든 학교를 돌며 식단을 점검합니다. 또 직접 맛을 보고 우수 사례를 일선 학교에 전파합니다.
교육부는 급식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는 학교가 있으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고 급식 운영 실태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