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사건이죠.
경남 거창에서 발견된 40대 부부 이야기인데요.
남편은 저수지에서, 아내는 댐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살과 타살 가능성까지 언급되며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부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뉴스 추적, 오늘은 신혜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 질문 1 】
신 기자, 우선 남편의 죽음부터 살펴보죠.
【 대답 1 】
네, 일단 이 부부의 죽음이 알려지게 된 게 40대 남편 신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되면 섭니다.
신 씨는 지난 14일 경남 거창의 한 야산 작은 저수지에서 발견됐습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경사가 상당히 가팔라서 일반 승용차론 접근이 어렵고, 4륜 구동차로 갈 만큼 인적이 드문 외딴곳입니다.
당시 신 씨의 몸은 그물망에 쌓여 있었고, 다리엔 보도블록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신 씨는 지난 2월 1일 친구들과 저녁식사 이후 행방이 묘연했는데, 큰딸이 아버지가 실종됐다며 지난달 26일에 그러니까 신 씨가 사라진 지 여섯 달 뒤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 질문 2 】
아내 시신은 남편 시신보다 먼저 발견됐다고요?
【 대답 2 】
아내 정 모 씨도 남편과 비슷한 형태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내의 변사체는 남편 시신 발견 보름 전쯤인 지난달 27일 경남 합천댐에서 찾습니다.
친정집이 있는 합천댐에 큰딸과 머리를 식히러 갔다가 엄마가 사라지자 큰딸이 다음날 실종 신고를 냅니다.
경찰이 수색에 나선지 하루 만에 엄마의 시신을 발견했는데, 돌이 들어 있는 가방을 메고 있었고, 두 다리엔 남편과 마찬가지로 보도블록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경찰은 아내 정 씨가 사망하기 전 한 달 가까이 직접 쓴 33쪽 분량의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을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명 익 / 경남 거창경찰서 수사과장
- "유서의 내용을 보면 남편과 30년 정도 살아오면서 남편에 대한 원망이라든지 이런 걸 주로 기재해 놨습니다."
【 질문 3 】
그런데 남편이 2월부터 사라졌는데 신고는 7월에서야 했다…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네요.
【 대답 3 】
일단 아내는 자살에, 남편은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2월에 사라진 남편은 일곱 달 뒤 시체로 발견됐고, 아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추정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경찰은 숨진 아내를 유력한 용의자로 두고 있지만 아주 조심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남편 시신이 저수지에서 그물에 눌린 상태로 발견된 점을 토대로 인근을 수색해 공범이 있는지 증거를 찾고 있는데 아직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남편이 실종된 후 6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내가 신고하지 않은 이유,
그리고 아내가 합천댐에 갔을 때 큰딸에게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이제는 신고할 때가 됐다"라고 언급한 것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 질문 4 】
이들 부부가 평소 돈 문제로 자주 다퉜다고요?
【 대답 4 】
아무래도 6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었던 만큼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남편이 가정을 돌보는데 소홀한 편이었다는 이웃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사망 부부 이웃 주민
- "남자 분은 거의 못 봤고, 제가 두 달 이상 같이 살았거든요."
경찰은 남편 시신이 아내 이름으로 사놓은 3천 평 남짓의 오미자 밭과 불과 20여 미터 떨어진 저수지에서 발견된 점도 사건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경찰이 수습한 부부의 시신상태나 실종 전후 상황을 들어보면 의문점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무엇보다 6명의 아이가 부모를 몇 달 사이에 모두 잃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네요.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