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한 장면이었던 모습을 현재 기업 채용 과정에서도 여전히 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 채용 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직무능력과 무관한 인적사항을 입사지원서에 요구하는 국내 기업들의 실태가 드러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78%는 입사지원서에 ‘가족관계’를 요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채용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모 직업’ 등을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입사지원서에 ‘키·몸무게’를 묻는 기업도 13.7%에 달했다. ‘혈액형’과 ‘본적’을 묻는 기업도 각각 10.3%, 9.1%나 됐다.
지원자의 나이를 근거로 채용을 제한할 수 있는 ‘생년월일’을 묻는 기업도 95%에 이르렀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채용 시 가족관계, 키, 몸무게 등 개인 능력과 상관없는 사항을 절대 묻지 않는다”며 “이러한 인적사항을 묻는 기업은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말했다.
어학 점수, 학점 등 스펙을 요구하는 기업도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종업원 1000명 이상인 대기업은 77.1%가 어학 점수를 요구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43.4%)보다 그 비중이 훨씬 높았다. 학점도 대기업(85.4%)이 중소기업(53.9%)보다 더 많이 요구했다.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아직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와 무관한 스펙을 요구해 청년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기업이 관행적으로 요구하는 일반 스펙은 과감하게 버리고 직무능력을 우선해 더 많은 지원자에게 공평한 기회의 문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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