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바다된 최은영 청문회…가정주부였던 그, '용인술' 마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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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사진=연합뉴스 |
한진해운[117930] 사태 책임론의 중심에 선 최은영 유수홀딩스[000700]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9일 국회 청문회를 통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온 이목이 쏠렸습니다.
최 회장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눈물을 보였지만, '사재 출연'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의원들의 요구에도 즉답을 피하는 등 뚜렷한 책임 이행 방안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최 회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았습니다.
의원들은 최 회장에게 사재 출연 의사를 거듭 물었지만 최 회장은 "도의적인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날 구체적인 고통 분담 계획을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서 정신이 없어 아직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에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이 "한진해운의 선박 절반이 바닷길을 헤매고 있는데 아직도 (책임질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나"라고 다그치자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사재 출연 여부를 확실히 밝혀달라거나, 기여방안을 언제까지 내놓을 것인지 등을 따져 물었으나 최 회장은 같은 답변을 유지했습니다.
최 회장은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하면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회사를 이끌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진해운은 이 시기 잘못된 경영이 발목을 잡아 부실이 장기화하면서 결국 법정관리로 이어졌다고 지적합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가 회사를 잘 이끌기 위해서는 '용인술'이 중요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최 회장은 2009년 고 조수호 회장의 신임을 받던 금융권 출신의 김영민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해운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한진해운을 깊은 수렁에 빠트렸다는 게 업계의 지적입니다.
2010∼2011년 호황기에 대비하겠다는 목적으로 비싼 가격을 주고 선박을 대거 빌린 일은 최대 과실로 꼽힙니다.
현재 1만3천달러 수준인 용선료를 당시 3만∼4만달러까지 지불하면서 10년 이상의 장기 용선 계약을 맺었던 것입니다.
한진해운은 시황이 좋던 2010년을 제외하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각각 304억원, 5천219억원, 1천98억원, 4천1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 투자액은 9억달러, 12억달러, 8억6천만달러, 3억7천만달러로 상당했습니다.
투자액의 대부분은 고가의 선박 도입이나 용선과 관련된 금액이었습니다.
결국 이는 한진해운을 비정상적인 고비용 구조를 만들어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김 전 사장은 결국 2013년 11월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현재 부산신항만터미널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의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현 유수홀딩스)를 이끌었던 조용민 전 대표도 연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역시 금융권 출신인 조 전 대표는 최 회장, 김 전 사장과 함께 한진해운 관련 기업군의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면서 한진해운의 부실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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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최 회장은 "김 전 사장은 조수호 회장 시절부터 회사에 몸담고 있었다"며 "해운업 불황, 물동량 감소 등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