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은 안 되고, 실외화장실은 된다고?

【 앵커멘트 】
그런데 이번 대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을 보면 공중화장실이 아닌 실외화장실 때문에 무죄라는 건데요.
일반 시민들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입니다.
이어서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상가 내 설치된 한 화장실입니다.

세면대와 용변을 보는 곳 등 여느 화장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공원에 설치된 또 다른 화장실입니다.

역시나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화장실에선 이성을 몰래 훔쳐보면 처벌을 받지만, 또 다른 화장실에선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바로 이들 화장실은 각각 공중화장실과 식당에 딸린 화장실이기 때문입니다.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엔 공중화장실에 침입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백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공중화장실의 범위입니다.

법원은 공중화장실을 모든 사람을 위해 정부가 설치한 화장실로만 보고, 식당 손님 등 특정인을 위한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이 아닌 만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김다예 / 경기 안산 이동
- "남이 용변 보는 걸 훔쳐본 건데 그 행위가 벌 받아야 하는 건데 장소로 구별되는 건 아닌 것 같고…."

▶ 인터뷰 : 고이경 / 인천 심곡동
- "법은 당연히 개정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더 약자를 보호하는 방안으로 좀 더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법원이 국민 법 감정과 동떨어진 판결을 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모순된 법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copus@mbn.co.kr ]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