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응급실 갔는데 돈 없으면 ‘대지급제도’

A씨는 지난 추석 연휴에 명절음식을 먹다가 알레르기 증세로 호흡곤란을 느껴 응급실을 찾았다. 다행히 병원에서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은 A씨는 큰 고비를 넘기고 이틀 뒤 퇴원을 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수십만원에 달하는 응급실 진료비를 납부해야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턱 막혔다.
다행히 응급 의료비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경우 이용할 수 있는 대지급제도가 있는 것을 알게 돼 일단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는 응급 환자가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응급 의료 비용을 낼 수 없을 때 비용을 국가가 대신 지급해주고 나중에 상환 의무자로부터 돌려받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를 이용하려면 응급실 원무과를 통해 응급진료비 미납확인서를 작성해 신청하면 된다.
상환 의무자는 환자 본인, 배우자, 1촌 이내의 직계 혈족과 그 배우자 등이다. 단 다른 제도를 통해 의료비를 받는 경우는 중복으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응급 증상은 급성의식장애, 호흡 곤란 등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에서 정한 증상이나 그런 증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응급의료비 감액은 불가능하지만 최대 12개월 분할 상환은 가능하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 이용 건수는 2011년 5170건에서 2015년 8259건으로 59.7% 증가했다. 1995년 도입된 이 제도는 도입초기 당시 국민에게 인지도가 낮아 이용률이 저조했지만 2010년부터 시작된 적극적인 홍보로 이용 건수와 이용 금액 모두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동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