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을 없애려고 1년 넘게 매일 마라톤을 한 사나이가 5일(현지시간) 1만7000km에 육박하는 여정을 마쳤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401일간 401번의 마라톤을 하겠다”고 밝힌 벤 스미스가 이날 오후 고향 브리스틀에서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라톤 경기의 거리는 42.195km, 스미스가 작년 9월 1일부터 이날까지 달린 거리는 총합 1만6920km에 달한다.
수백 명의 환호를 받으며 결승선에 나타난 그는 “이 일을 해내다니 믿을 수 없다”며 “여기까지 오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게 됐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미스는 영국 전역에 집단 따돌림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를 돕는 자선단체 기부금 25만 파운드(약 3억5000만원)를 마련하고자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세계 기록인 연속 마라톤 380번을 깨려고 400번을 목표로 세웠으나, 마지막에 트랙 한 바퀴를 도는 것까지 포함해 한 차례 더 뛰어보라는 트레이너의 권유로 401번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브라이턴, 에든버러, 런던 등 영국 전역을 달리며 운동화 22켤레를 갈아치웠고 250만 칼로리를 태웠다. 초·중·고등학교, 대학 등을 방문해 101차례 강연도 했다.
중간에 척추 문제와 정강이 통증 등으로 인해 10일간 쉬기도 했지만 나머지 기간 열심히 달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스미스가 이렇게까지 열정을 쏟는 것은 그도 학창시절 심한 따돌림을 겪은 피해자였기에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8년 동안의 심각한 따돌림이 나 자신의 자존감과 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열여덟 살이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오직 자살 시도뿐이었다”고 말했다.
오랜 따돌림의 경험은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미쳤다.
담배와 술을 달고 살다시피 한 105kg 거구의 그는 29살에 뇌경색의 전조 증상인 일과성 뇌허혈 발작을 겪었다.
스미스는 친구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그 후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
그는 “4년 전 누군가 내게 이 일을 하라고 했다면 나는 담뱃불을 붙이며 비웃었겠지만 달리기를 하고 나서 내 인생이 극적으로 바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이 내가 겪은 일을 다시 겪지 않도록 집단 따돌림 피해자를 돕는 자선단체에 모금한 돈을 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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