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위헌심판’ 앞둔 헌법재판소에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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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 |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무죄라는 첫 2심 판결이 광주지법 형사항소부에서 18일 나오면서 법조계의 이목은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심판'을 앞둔 헌법재판소로 쏠립니다.
헌재는 앞서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한정위헌) 의견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3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는 병역법 88조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헌재의 3번째 판단이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미 법조계에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는 법률가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올해 7월 회원 변호사 1천29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74.3%(964명)가 '양심적 병역거부가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신임 김재형 대법관도 8월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공감대가 형성되면 엄격한 심사와 조건 아래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돼야 한다고 보는 쪽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처벌하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 주장합니다. 이들은 종교관, 가치관 등 '양심'에 따라 전쟁과 인간 살상에 반대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측은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 안보 상황을 꺼내 맞섭니다. 대체복무 도입 시 병력자원이 부족해지고 결국 안보 위기로 이어지며 국민 전체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입영 거부자를 처벌하는 현행법이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 볼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민 법감정과 종교적 신념의 조화를 모색하기 위해 대체 복무제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됩니다. 앞서 17∼19대 국회에서 대체복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최종 입법에는 실패한 바 있습니다.
이달 12일 국회의 헌재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와 관련해 다양한 주장을 개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용헌 헌재 사무처장은 "지난 두 차례 결정이 나온 게 있지만 중대한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에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심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현재 대부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습니다.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입니다.
종교 문제로 병역
현재 헌재가 심리하는 김모씨 등 3명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2심 단계에서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헌재는 지난해 7월 이 사건을 공개변론한 이후에도 '장고'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