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 평균 7천510원…그럼에도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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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AI가 급속히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산란계의 대대적인 살처분으로 양계농장에서 공급하는 계란이 수요를 따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두 달 전 5천원대에 살 수 있던 계란 한 판이 이제는 1만원을 호가합니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데도 계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습니다.
오늘(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특란 한 판(30개)의 소비자 가격은 전국 평균 7천510원으로 한 달 전(5천410원)보다 38.8%나 올랐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체감 계란 가격 상승 폭은 이를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AI 발생 이전에 하루 4천200만개씩 공급되던 계란이 최근에는 3천만개 이하로 줄어든 데다 저렴한 가격대의 계란부터 바닥나면서 실제 시중에 남아 있는 계란값은 한 판당 1만원을 호가하고 합니다.
이날 오전 인천시 남동구의 한 마트에서는 계란 한 판을 1만800원에 판매했습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인천 지역의 중·소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계란값은 현재 9천∼1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광주 서구 풍암동 한 마트는 한 달 전 4천980원 하던 계란 한 판을 크기에 따라 6천900∼7천400원에 팔고 있습니다.
그나마 잘 아는 계란 유통업자가 재고물량을 줘서 상대적으로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고 팔 수 있었다는 게 이 마트 사장의 설명입니다.
실제 인근에는 계란 한 판에 9천500원까지 값을 올린 마트도 나타났습니다.
부산 서구에 있는 한 동네상점은 AI 발생 전 도매상으로부터 한 번에 100판까지 공급받던 계란을 요즘은 최대 10판밖에 받지 못합니다.
공급가도 급등해서 한 달 전 5천300원이던 계란 한 판 소매가를 8천800원으로 올렸습니다.
이 마트 업주는 "부산에 주로 유통되는 계란은 양산 지역에서 공급되는데, 이곳이 AI에 뚫리면서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면서 "경남 합천이나 남해 쪽도 AI가 퍼져 계란 한 판 값이 1만원을 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무섭게 치솟는 계란값에 주부들은 지갑 열기가 무섭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 사는 주부 A(29)씨는 "8천원이 넘는 돈을 주고 계란 한 판을 사 먹자니 웬만한 고깃값이랑 비슷해 망설이게 된다"며 "두 살짜리 아이가 계란부침을 좋아하지만 AI 때문에 찜찜하기도 하고 당분간 식단에서 계란은 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부산 서구의 한 마트 업주는 "일반 소비자들은 계란 구매를 아예 끊은 것 같고, 간혹 비싼 돈을 주고 사 가는 사람들도 얘기를 들어보면 계란이 꼭 필요한 나름의 이유가 있더라"고 전했습니다.
물량 확보가 어려워진 상인들도 고충이 많습니다.
매대를 채울 계란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주문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충북 청주의 농협물류센터는 지난 22일 이후 고급 유정란을 제외한 일반 계란을 팔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협물류센터 관계자는 "AI 사태 이후 전국적으로 계란 공급량이 줄더니 이제는 주문해도 물량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농가에서 주거래처 위주로 챙기다 보니 뒷순위로 밀리면 공급 시기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동네 슈퍼마켓들은 사정이 더욱 어렵습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서 24시간 슈퍼를 운영하는 B(58)씨는 "치솟는 계란값보다 더 큰 문제는 물량이다"라며 "대형마트들은 1인 1판으로 제한한다는데 우리는 아예 제한할 물량마저도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는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자체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우리 같은 소매점은 도매상에서 물건을 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계란 매매 전문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물량이 달려서 소매 거래는 중단하고, 주거래처에 도매거래만 하고 있다"면서 "아무래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처럼 '계란 대란'이 현실화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내달부터 계란 수입 시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습니다.
또 각종 대책에도 계란값 상승세가 지속하면 정부가 계란을 직접 수입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