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싸다'는 생각, 다음엔 '부실한 건 아닐까, 맛 없는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될 겁니다.
사실 3,500원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권장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한 끼 가격입니다. 이에따라 각 지자체는 지역아동센터를 찾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3,500~5,500원짜리 식사를 제공하고 있죠.
그런데, 이마저도 못받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밥상, 얼마나 될까요?
영양은 고루 맞추려 한 것 같지만 아무리 봐도 좀 부실해보이죠. 이 식단의 가격은 2,348원입니다. 식당은 물론이고, 웬만한 학교 급식과 저소득층 아이들도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의 이 밥을 매일, 매끼 먹는 이들은 보육원 같은 양육시설의 아이들입니다.
'부자도 밥 세끼 먹는 건 똑같다'고들 하죠. 그런데, 밥상의 질은 많이 달랐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요?
현행법상 보육원 같은 양육시설의 아이들은 아동복지법이 아닌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돼 한 끼에 1,520원 밖에 지원받질 못합니다. 후원금이라도 들어와야 2,300원짜리 밥이라도 먹을 수 있는거죠.
서울시의 초등학교 급식비가 한 끼에 3,215원~3,605원. 중학교가 4,515원~5,300원인데 보육원 아이들은 2,348원짜리를 먹는겁니다.
2015년을 기준으로, 양육시설에 입소한 아동은만 6,655명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그나마 지자체 저소득층 아이들이 먹는 3,500원짜리 밥을 먹이려면 연평균 68억 원이 필요합니다.
68억 원, 물론 큰 금액입니다.
하지만 올해 복지예산 57조 원에서 단 한푼도 줄 수 없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죠.
결국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시설아동들도 아동복지법에 따라 밥 값을 주자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비슷한 취지의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4년 전부터 발의됐지만 계속 표류 중이니 사실 이 역시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복지를 외치기 전에, 기본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의 삶을 돌봐야 한다' 배우 유아인 씨의 글입니다.
4년 전 국회가 아동생활 급식비를 단 돈 100원 올리자, 개인 기부를 해서라도 아이들을 돕자며 쓴거죠.
'금수저, 흙수저'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밥 한 끼만큼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골고루, 넉넉히 먹이는 것. 그런 게 나라가 해야 할 기본 도리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