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져 독일에 머물 당시 "삼성에서 5억원을 지원 받은 것밖에 없다. 위에서 한국(상황)이 정리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전 포레카 대표 김영수 씨(47·불구속기소)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18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4일께 최씨 조카이자 자신의 고교 후배인 이 모씨의 부탁으로 독일 뮌헨으로 건너가 최씨를 만났다. 최씨에게 개인 짐과 현금 등을 전해준 뒤 "한국 여론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 뉴스에 나오는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최씨가 직접 답했다는 것이다.
최씨가 말한 '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65)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김씨와 만난 지 6일만인 같은달 30일 급거 귀국해 다음날인 31일 검찰에 출두했다.
최씨는 직접 발언권을 얻어 "착각인 것 같다. 그런 얘길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잘 생각해 보라"며 김씨를 다그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는 "직접 들은 말을 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에게 자비로 현금 1만200유로(한화 약 1470만원)를 준 이유에 대해서는 "이씨로부터 '최씨가 돈이 없어 힘들어한다'는 얘기와 간곡한 부탁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김씨의 진술에 따르면 최씨는 KT 상무급 광고 담당자로 채용시킨 신 모씨가 김씨의 부인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후 "이번 일이 VIP(대통령)에게 얼마나 창피한 일인 줄 아느냐? 나라를 팔아먹을 X들!"이라고 크게 혼내기도 했다.
김씨는 앞서 2014년께 이씨를 통해 최씨의 영향력으로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대표를 맡았다. 이후 최씨는 자신의 광고사 모스코스가 포레카를 인수하게 하려고 김씨에게 각종 지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 등이 KT에 채용된 후 최씨의 또다른 광고사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 7건을 수주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0·구속기소) 등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직권남용) 등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김 전 장관 측은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윗
[조성호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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