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사는 집 주변 지하터널에서 매일같이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가 흘러나온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실제로 이런 곳이 있습니다.
지난 3월 개통된 수도권 제 2외곽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 지하터널 출입구에 사는 주민들입니다.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뿌연 먼지가 가득합니다.
지난 3월 개통한 수도권 제2외곽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의 개통 당시 지하터널 모습입니다.
지하 70m, 길이 5.4km인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이곳의 내부 미세먼지 농도는 한 때 최고 ㎥당 595㎍, 매우나쁨 기준인 150㎍의 4배에 육박했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터널이 워낙 깊고, 길이도 길어 미세먼지 등이 일반터널보다 더 많이 공기 중에 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아무런 정화장치가 없다는 겁니다."
미세먼지를 밖으로 빼주는 환기탑이 하나 있지만 차들의 평균 속도가 시속 20km 이하 정체수준일 때에만 가동되다보니 사실상 평상시엔 가동을 안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터널 안은 물론 터널 밖까지 분출된 미세먼지로 주변 지역 수만 명의 주민들은 여전히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 인터뷰 : 심현기 / 인천 율목동
- "지금 여기는 수만 세대가 사는 주거지인데도 터널 출입구에 어떤 정화장치 없이…. (관련)예산을 (사전에) 책정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고요."
뒤늦게 인천시가 시행한 대책은 터널 내부 물청소, 물청소를 하면 터널 안팎의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인 80 이하로 떨어진다는 겁니다.
과연 그런지 미세먼지 측정기로 실제 재봤습니다.
터널 출입구앞 미세먼지는 100㎍, 출입구 옆 고가 위는 120㎍, 3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90㎍이 넘습니다.
이날 인천지역 평균 미세먼지 농도 57㎍을 2배 안팎씩 넘는 수준인 겁니다.
게다가 미세먼지 외에 배기가스 같은 다른 유해물질이 얼마나 배출되는지는 아직 측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사후환경영향평가) 용역 결과에 따라 어떤 방법이 적절할지 파악하려고 합니다."
당국의 충분한 환경영향 검토 없이 개통된 지하터널로 애꿎은 주변 주민들이 매일같이 불안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