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알려진 건 역시 막대 과자, '빼빼로데이'죠. 제과업체의 상술로 시작됐지만 이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기념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중국에선 이날을 솔로의 날, '광군제'라고 합니다. 애인이 없는 사람을 위해 소개팅과 선물을 챙겨주는 날, 이들을 겨냥해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할인을 하면서 쇼핑이 급증하죠.
그럼, 법적으로 11월 11일은 무슨 날일까요?
우리나라에서 정한 건 '농업인의 날'입니다. 숫자 '11'을 한자로 써서 합하면 '흙 토'자가 된다고 해서 정한 겁니다. 그래서 농림부가 빼빼로와 비슷한 모양의 가래떡을 먹자며 '가래떡데이'를 홍보하지만, 아직은 욕심만큼 효과는 없는 듯하죠?
이렇게 수많은 의미를 가진 11월 11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입니다.
1918년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날입니다. 이후 유럽은 이날을 현충일로, 미국은 재향군인의 날로 정해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기리는데, 그때가 바로 11월 11일 오전 11시. 우리를 비롯한 21개 참전국이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을 합니다. 내일 오전 11시 11분, 단 1분만큼은 우리도 좀 더 숙연해질 필요가 있겠지요.
이처럼 숫자 1이 4개가 겹친 내일은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특별히 뭐는 좋고 뭐는 나쁘다기보단, 무슨 의미인지 어떻게 기념해야 하는지 정도는 조금 아는 게 좋지 않을까요. 누구에겐 축제의 날이, 누구에겐 추모의 날이 되기도 하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