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에서 갈탄을 피우다 쓰러졌다"는 신고 전화를 한 작업자 2명이 신고한 지 3시간 40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36분께 119 상황실에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갈탄을 태우다가 동료가 쓰러졌고 나도 쓰러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위치를 묻자 "00건설"이라고 했다.
신고자의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한 소방본부 관계자는 재차 건설사 이름을 묻고 김포시와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했지만 해당 건설사를 찾지 못했다.
자동위치 추적으로는 기지국만 특정됐다. 경기소방본부 관계자는 "통화는 주로 위치를 물어보고 대답을 정확히 해달라는 내용이었다"면서 "신고자 상태가 좋지 않아 발음이 부정확했고 김포시로부터 공사 중인 건설사 목록을 받아 대조해봤지만 비슷한 건설사가 없어 수색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결국 소방당국은 경찰과 함께 신고자가 발신한 휴대전화 기지국 반경 500m이내를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신고자 휴대전화가 별정 통신사(기간통신사업자 설비를 이용해 전화를 개통해주는 사업자)에 가입된 번호여서 휴일이나 야간에는 가입자 신원조회가 불가능했다.
방법을 찾던 경찰은 신고자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한 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토대로 인적사항을 찾아 차 번호를 특정했지만 이미 시간은 한참 지난 뒤였다.
공사장들을 순찰하던 경찰은 17일 오전 0시28분께 신고자의 차를 발견했다. 이를 기초로 주변 빌라 신축 공사장 지하 1층에 쓰러진 작업자 2명을 찾았다. 이때가 오전 1시 16분이였다.
작업 인부 A씨(52)와 B씨(50)는 이미 숨져있었다.
경찰은 작업자들이 좁은 지하에서 피운 갈탄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건설사 측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김포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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