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 채팅방의 규칙이다.
말없이 사진만 공유하는 독특한 채팅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카카오톡 오픈 채팅의 '고독한 고양이방'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에 따르면 고독한 고양이방에서는 일절 대화를 나눌 수 없으며 오로지 고양이 사진만을 올려야 한다. 불필요한 대화 없이 고양이의 귀여움을 감상하는 게 채팅방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말을 건네고 싶다면 사진에 글자를 넣거나 글자를 넣어 보내는 방법이 있다. 글 작성자는 "가끔 고양이 보고 귀엽다고 감탄사를 올리다 장렬하게 강퇴(강제퇴장)를 당하는 분도 있다"고 말해 누리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대화 금지'라는 나름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지만 인기는 뜨겁다. 10개가 넘는 고독한 고양이방은 각각 기본 300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많게는 800~900명까지도 채팅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인기 채팅방은 입장조차 쉽지 않다. '그룹 채팅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면 "대화 상대가 많아 참여할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뜰 정도다.
독특한 문화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대화 없이 취미와 관심사를 즐기는 조용한 채팅방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고독한 고양이방에 대항하는 '고독한 강아지방'부터 각종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는 '고독한 데일리룩방', 책 속의 글귀를 올리는 '고독한 독서가방'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각 방 모두 채팅 금지를 알리는 해시태그를 달고 있다.
특히 음식 사진을 올리는 '고독한 미식가방'은 이용자가 1000명에 달할 만큼 참여율이 높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을 제외하고도 '먹스타그램(자신이 먹은 음식 사진을 SNS에 공유하는 것)'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진 셈이다.
참여자들은 타인과의 친목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동물 사진을 즐겨본다는 A씨는 "인터넷에서 귀찮게 찾지 않아도 사람들이 올려주는 고양이 사진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며 "동호회나 동아리처럼 친목을 다지지 않고서도 관심사를 가볍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편하다"고 밝혔다.
고독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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