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양 사건 파고들수록 더 충격적인데요.
사회부 이수아 기자와 함께 아직 남은 의문점들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십니까.
【 질문1 】
오늘 인터넷에서는 친아버지가 올린 SNS가 논란이 됐습니다. 딸이 죽은 날에 건담을 만드는 장면을 올렸다고요. 도대체 이해할 수 없군요.
【 기자 】
네, 일단 화면을 보시면 고 씨가 지난 4월 28일, 고준희 양을 암매장한 바로 다음 날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건담 조립식 장난감 사진인데요. 자신이 조립했다는 내용의 글도 함께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기 당일에도 SNS글이 올라왔는데요.
이렇게 한 자동차업체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자랑하는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친딸을 야산에 유기하고 난 뒤의 아버지의 행동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데요.
또 친부는 범행 이틀 뒤에는 내연녀 가족과 함께 1박 2일간 경남 하동으로 여행까지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질문2 】
고준희 양의 친부 고 씨와 내연녀의 어머니 김 씨는 시신을 유기했다는 자백은 했지만, 살인혐의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친부 고 씨의 진술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요.
종합하면, 준희 양이 지난 4월 26일 아침 자신의 차 안에서 토사물을 흘린 채 쓰러졌다고 진술했습니다.
다만 준희양의 죽음이 생모와의 이혼소송과 다른 아이들의 양육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퇴근 후 시신을 유기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보통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면 병원이나 경찰에 먼저 신고를 합니다.
양육비가 걱정돼서 아이를 유기하기로 했다는 말은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일인 거죠.
준희 양의 죽음에 모종의 범행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 질문3 】
그런데 평소 준희 양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질병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 기자 】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정신지체나 작은 체구 등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약물 복용이 계속된다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은 작습니다.
내분비내과 전문의에게 물어보니 준희 양과 같은 아이의 경우 하루 약값이 50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준희 양이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었느냐 하는 부분인데요.
친모와 함께 있을 때는 2년 동안 30여 차례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하지만 진료 기록은 지난 1월에 끊기고, 이후 약조차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돼있습니다.
아이의 병이 악화될 때까지 그저 보고만 있었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학대 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질문4 】
복도에서 혈흔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기자 】
혈흔에선 준희 양과 고 씨, 그리고 내연녀의 DNA가 모두 함께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도가 막혀 질식사했다는 아이의 피가 친부의 집 앞에서 발견된 건데요.
이 역시 친부와 내연녀 가족이 아이를 학대하거나 살해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서는 준희 양의 최종 부검 결과 등을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5 】
일가족들은 지난 8개월 동안 준희 양이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갑자기 실종 신고를 냈어요. 왜 그랬을까요?
【 기자 】
언젠가는 주변에서 준희 양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리라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준희 양이 6살이니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고, 부모 간 이혼 소송까지 진행 중이니 친모로부터 아이를 데려오라는 압박도 있었을 겁니다.
나중에 걸리느니 먼저 신고를 해서 단순 실종 사고인 것처럼 위장하려 한 겁니다.
그래서 친부가 실종 신고를 하기 직전, CCTV 앞에서 아이를 찾아다니는 척 연극까지 한 거죠.
【 앵커멘트 】
친자식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정말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네요.
지금까지 이수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