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년 여성이 '오래전에 나도 당했다'며 공개한 고발 내용입니다. 지난 1999년부터 3년 동안 성폭행을 당했고 세 차례 임신 중절까지 받았다는데, 충격적인 건 가해자가 자신이 믿고 존경했던 교회 목사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7년간의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수를 봤더니 종교인이 681명으로 가장 많았거든요. 미투 운동으로 한창 시끄러운 예술인·교수·의사를 다 제치고 의외로 종교인이 1등을 차지한 겁니다.
수법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여신도를 은밀히 불러 신체를 더듬고 마사지를 서슴지 않았다는 서울의 한 대형교회 목사, 이 분은 자신을 고발한 신도를 '정신 이상자'라고 했다죠.
7년 전 선교 활동에서 발생한 성폭행과 잇따른 신부들의 성추문으로 속죄와 반성을 해야 했던 천주교. 그리고 템플 스테이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까지…. 신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할 정돕니다.
종교계의 성폭력 피해는 폐쇄적인 구조와 성직자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으로 쉽게 알리기 어렵죠. 그래서 처벌 수위를 높여달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종교계 안에서 마저 터져 나오는 겁니다. 사회가 성직자에게 굳이 지도층의 지위를 주고 세금까지 면제해 준 건, 성직자에게 바라는 무언의 기대가 있기 때문이죠. 신도를 성추행하라고 온갖 사회적 혜택을 준 게 아닙니다.
미국의 영적 멘토로 불렸던 빌리 그래함 목사가 지난달 별세했습니다. 장례식장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많은 유명 인사들이 찾았지만, 정작 그가 누운 관은 30만 원짜리 소박한 소나무 관이었죠. 평생을 소외당하고 버려진 자들 곁에서 기도한 그를 위해 루이지애나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만들어 준 선물이었습니다.
우리 성직자들, 뭐 보고 느끼는 거 없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