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대리모 출산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만일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얻었다면 현행법상 친어머니는 과연 누구일까요?
법원은 출산을 의뢰한 부부가 아니라 대리모라고 판단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6년 결혼한 A 씨 부부는 갖은 노력에도 임신을 하지 못하자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년 전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아가 자신들의 수정란을 대리모 B 씨에게 착상시켰고 이듬해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부푼 마음을 안고 출생신고를 하려던 부부는 구청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듣게 됩니다.
출생신고서의 어머니 이름과 미국 병원에서 발급한 출생증명서상 어머니 B 씨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A 씨는 구청이 출생신고를 받아야 한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1심과 항고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부부 간 친자관계가 성립한다는 유전자 검사 결과도 소용없었습니다.
재판부는 유전적 공통성보다 '어머니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이 민법상 부모를 결정하는 기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모자 관계가 임신 기간과 출산의 고통, 수유 등 오랜 기간을 거쳐 형성된 정서적인 유대관계인 만큼 '모성'으로 법률상 보호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신정일 /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자연적인 어머니의 출산이 친모를 결정하는 기준이라고 결정한 첫 사례가 되겠습니다."
법원은 A 씨 부부가 민법상 입양을 통해 친부모와 같은 지위를 갖더라도 기존의 기준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