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면 잊으리라 생각했을까요?
한 달 전 범죄를 저질러놓고, 지구대 화장실을 쓴 절도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휴대전화에 사진을 저장해놓고 틈틈이 확인한 한 경찰의 열정 덕에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은 정장에 중절모를 쓴 한 남성이 지구대 안으로 들어옵니다.
화장실을 써도 되겠냐고 물어본 뒤, 화장실로 들어가는 이 남성.
곧이어 남성이 화장실에서 나와 지구대를 나서자 경찰 두 명이 뒤따라 나가고, 남성을 불러 검문을 시작합니다.
어제(8일) 저녁 9시 15분쯤 부산 남포지구대 소속 이호진 경사가 절도범을 잡는 모습입니다.
알고 보니 화장실을 쓴 남성은 55살 김 모 씨로, 지난달 18일 한 잡화점에서 공책 등을 훔치고 달아났던 용의자였습니다.
용의자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놓고 수시로 꺼내봤던 이 경사는 김 씨의 옷차림 등을 보자마자 의심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호진 / 부산 중부경찰서 남포지구대 경사
- "로퍼 (단화)같은 신발인데, 보통 그 나이대 연령대 분들이 잘 안 신는 신발이거든요. 걸음걸이가 약간 팔자 비슷하게 걷는 그런 걸음걸이였고요."
건물 침입 등 다른 범죄로 검찰의 벌금 수배사실도 있던 김 씨는 결국 추궁 끝에 절도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범죄를 저질러놓고 지구대 화장실을 사용한 간 큰 절도범은, 한 경찰관의 눈썰미와 열정에 철창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