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30·사진)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제품디자인팀 디자이너는 사내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유명한 인플루언서다. '자취생의 정석', '요리하는 직장인', '이니스프리남'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도 범상치 않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도 기자 역시 그에 대한 화려한 이력(?)을 먼저 접했다. 소위 인스타그램을 활발히 한다는 이들에게 '아모레퍼시픽 그 사람'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들은 터였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이니스프리 플래그십매장에서 만난 이정섭 디자이너는 "회사 안팎에서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다"면서 "취미로 시작한 일이 이제는 또 하나의 나를 드러내는 소통 수단이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 디자이너는 현재 이니스프리 자연주의 콘셉트 내에서 브랜드를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설계하는 일을 맡고 있다. 자연주의 색깔을 살린 브랜드북(book)을 만들고 이니스프리 매장 내 판매되는 제품들의 디자인을 기획, 개발하는 것이 그의 업무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잼을 튜브 용기에 담아 일러스트를 입힌 것이나 브랜드 남성라인인 포레스트포맨과 글루밍 라인을 디자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 8일 오후 서울 중구 이니스프리 플래그십매장에서 만난 이정섭 이니스프리 제품디자인팀 디자이너 |
그는 "혼자살게 되면 가구를 배치하고 소품을 활용해서 멋지게 꾸미고 싶은 욕심들이 있잖아요. 저는 공간을 채우고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재밌고 보람되서 시작하게 된거죠"라고 말했다.
20·30대 미혼남녀들의 인테리어 니즈를 대리 만족해주면서 그는 '인테리어의 정석'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어 구독자수만 160만이상인 인기 인테리어 소통 플랫폼인 '오늘의집 '에 소개되면서 이 분야에서 유명인사가 됐다는 설명이다. 팔로워수만 2만3000명 정도다.
이 디자이너 "디자인을 전공하다 보니 포트폴리오로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면서 "회사 업무는 제품의 용기나 공간 디자인을 장기적이고 정해진 콘셉트 안에서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진행하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그때마다 창작물로 표현하고 싶어 SNS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은 본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그에게 또 다른 업무 추진력을 만들어 줬다. 그가 속한 이니스프리의 주 고객층 연령대와 인스타그램 이용자층이 겹치면서 SNS계정은 브랜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창구로도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무자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점이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이 디자이너는 "화장품 산업 특성상 소비자 트렌드나 니즈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알아야 하는 숙명같은 것이 있다"면서 "인스타그램에 제품 컬렉션을 올리기도 하고 댓글로 소통하면서 주 사용자들의 솔직한 평가를 듣기도하고 다시 회사 실무 회의에 의견을 내면서 소비자 접점을 높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제품 중에서 이러한 SNS 소통 작업을 통해 소비자 불만사항을 접수하기도 했다. 사내 재논의 끝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제품 재정비 끝에 내년께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그는 인테리어를 넘어 자취생들의 고민과 로망을 살린 요리 크리에이터로 제2막을 시작했다. 그의 이름을 따 '섭식당'이라는 별칭도 붙였다. 이와 함께 플랫폼도 확장해 유튜버로도 변신했다. 주로 퇴근 후에 동영상을 편집하고 기획해서 올린다. 각 채널에 맞게 콘텐츠를 다양화해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서 디자이너로서 차별성을 꾀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본업인 화장품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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