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홍콩에서 서울로 출발하는 비행기가 한 시간 가량 지연되는 일이 있었죠.
알고보니 아이돌 그룹의 극성 팬이 스타를 보기 위해 탑승했다가 그냥 내렸기 때문이었는데요.
문제는 최근 항공권 '노쇼'가 자주 발생하면서 항공사가 아예 취소 위약금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6일 오후 3시 25분, 홍콩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비행기가 55분 지연됐습니다.
이륙 직전 탑승객 중 중국인 2명과 홍콩인 1명이 내리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당시 탑승객
- "타기 전에 보니까 카메라들이 게이트 앞에 많이 진을 치고 있더라고요. 승무원 분께서 팬이 많이 타고 가실 거라고…."
애초 이들은 해당 비행기를 탄 아이돌 그룹을 보려고 항공권을 예약했지만 실제 탈 생각은 없었던 겁니다.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 "탑승권을 끊고 보안검색을 받고 게이트를 통과한 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보고 바로 돌아나오는 식입니다."
규정상 이륙 직전의 비행기에서 한 명이라도 내리면, 혹시 위험 물질을 두고 내릴 수 있어 전원이 항공기에서 내려 다시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인터뷰(☎) : 당시 탑승객
- "짐을 다 싸고 가방도 내리고 옷도 다 챙겨 입어야 하고 일단 지연도 돼고 화가 안날 순 없죠."
이처럼 아이돌 스타를 직접 보려는 10대 극성팬들의 항공권 취소 사례가 실제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인터뷰(☎) : 항공사 관계자
- "최근 공항 현장 직원들에 따르면 항공기 탑승까지 했다가 취소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습니다."
비단 극성팬이 아니더라도 올들어 9월까지 출국장 보안구역까지 갔다가 출국하지 않고 돌아온 건수는 1만3천 건, 이중 13%가 승객의 생각이 바뀌어 탑승을 취소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예약취소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항공사측은 내년부터 취소 위약금을 대폭 올리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