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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체육계 성폭력 실태조사 위해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구성한다

기사입력 2019-01-27 11:30 l 최종수정 2019-02-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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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체육계 성폭력 실태조사 위해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구성한다

체육계에 (성)폭력 피해를 고백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봇물 터지듯 나오면서 정부가 개혁의 칼을 빼 들었습니다.

'국위 선양'이라는 미명 아래 극한의 경쟁 체제에 내몰리면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엘리트 체육 선수들의 피해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 침해를 뿌리 뽑기 위한 범부처 대책을 담은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번 대책에는 체육계 성폭력 실태 조사와 국가대표 훈련 환경 개선 대책뿐만 아니라 성적 지상주의에 기반을 둔 엘리트 체육에 대한 개혁과 더불어 스포츠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전환 등 인식 개선까지 나아갔습니다.

◇ 줄 잇는 '체육계 미투'…드러난 부끄러운 민낯

체육계 미투의 시발점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을 폭로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한국체대)였습니다.

심석희는 지난 8일 고소장에서 고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석희 폭로를 신호탄으로 체육계 전반에서 미투가 확산했습니다.

전 여자 유도 선수 신유용은 고교 시절 지도자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이 있었다며 해당 코치를 고소했습니다.

또 언론 보도를 통해 여고생 세팍타크로 선수들이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대한태권도협회 전직 임원의 선수 성추행과 고교 코치의 정구부 선수 성추행 등 추가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선수-지도자 간 수직적 위계질서와 성과만을 강조하는 성적 지상주의, 피해 사실을 밝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2차 피해를 보는 체육계의 기형적 구조 탓에 곪았던 상처가 터진 것입니다.

체육 분야 인권 침해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고, 체육계 구조개혁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드러난 일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히 조사·수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체육계의 성적 지상주의,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개혁을 촉구했습니다.

주무 부서인 문체부는 9일 노태강 2차관이 체육계 전수조사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성폭력 근절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어 16일에는 국가대표 선수촌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와 체육계 비리 업무를 전담할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추진 등 추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어 25일 사회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범정부 차원의 체육계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들

체육계 비리 근절 대책 기본 방향은 스포츠 분야의 인권 침해에 대한 실태 파악과 이를 토대로 체육계 구조개혁 방안을 도출하는 한편 체육계 비리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국가대표 훈련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실태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 안에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꾸려 인권 침해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특별조사단은 이달 중에 발족해 피해 신고를 받은 뒤 등록 선수를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게 됩니다.

1년 운영될 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방안을 권고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민간 합동으로 '스포츠혁신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엘리트 육성 시스템과 체육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개혁 과제를 도출하기로 했습니다.

혁신위원회 위원장은 민간인이 맡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부처 차관급이 정부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은 시민사회의 추천을 받은 스포츠 인권 전문가 10명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합니다.

위원회의 구조개혁 과제로는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합숙 훈련을 폐지하고, 소년체전을 전국체전 고등부에 통합해 '학생체육축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울러 엘리트·생활체육의 균형 발전을 위해 대한체육회로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또 체육 단체 종사자가 성폭력 사건을 은폐·축소했을 때 형사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선수들이 안심하고 훈련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선수촌의 훈련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도 들어 있습니다.

◇ 시스템 개혁과 스포츠 가치 패러다임 전환도 절실

이전에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해 대책이 쏟아졌음에도 체육계 비리가 반복되는 데는 인식의 변화가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제도와 정책을 내놨음에도 성적 지상주의에 기반을 둔 엘리트 체육 위주의 시스템이 돌아가고, 국위 선양을 위한 금메달 획득이 최고 목표로 설정된 상황에선 선수들이 피해를 봐도 희생과 침묵이 강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도한 경쟁 체제에 내몰린 선수들의 인권 침해가 되풀이되는 구조의 악순환이 반복된 이유입니다.

이에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더는 스포츠의 가치를 국위 선양에 두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결과에 승복하며,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본연의 스포츠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단기적으로 성적 저하가 수반되더라도 이번을 계기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도종

환 장관은 "선수와 국민 모두에게 스포츠가 진정한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더는 선수들이 스포츠 강국이라는 미명 아래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앞장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다양한 개선 대책과 추진 방향을 내놓은 가운데 이번에는 고질적인 체육계 비리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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