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학의 전 차관과 관련한 의혹을 재수사하고자 대규모 수사단을 꾸리기로 했습니다.
검사만 총 13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오죠.
손기준 기자와 자세한 내용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손 기자, 어제 수사단이 출범했죠. 수사 대상이 뭔지 설명 간단히 해주시죠.
【 기자 】
네, 앞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검찰에 모두 2가지를 수사하도록 권고했는데요.
하나는 김학의 전 법무 차관의 뇌물 혐의,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들이 경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입니다.
그런데 많은 국민이 의문을 가지신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는 수사 권고에서 빠졌습니다.
이에 대해 과거사위 관계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서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성이 있으면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즉,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과거 2차례나 '무혐의' 처분된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 추가로 관련 증거를 확보한다면,
과거사위가 제2·제3의 수사 권고도 할 수 있어 수사단의 조사 범위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2 】
그렇다면, 수사를 둘러싼 쟁점은 뭐가 있을까요? 오래 전 사건이라 공소시효 문제는 없는지, 또 수사 외압 의혹도 당사자들 말이 너무 엇갈리고 있잖아요?
【 기자 】
우선 뇌물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이렇습니다.
공소시효가 3천만 원 미만이면 7년, 3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는 10년, 그리고 1억 원 이상은 15년입니다.
그런데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이 2005년부터 12년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를 일반 형법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적시했는데요.
따라서 김 전 차관이 적어도 3천만 원 이상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본 셈인데, 201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공소시효가 최소 10년인 만큼 이는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2013년 경찰 수사에 당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이 허위보고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지휘한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당시 경찰 수사 지휘 라인이 이를 '수차례 보고했다'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이 전 기획관의 말,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세민 / 경찰청 전 수사기획관
- "3월 초부터 3월 13일(임명 발표일) 사이에 전화 보고도 하고, 그다음에 (청와대에) 호출당해서 가서 보고도 하고. 그다음에 과장하고 팀장도 가서 보고했습니다."
또, 이 전 기획관이 2013년 자신이 작성한 '업무 수첩'을 증거로 제시한 만큼, 향후 수사에 따라 외압 의혹이 규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3 】
근데, 수사단 구성을 놓고도 말이 좀 많은 거 같네요. 역대급이라면서 적격성 시비도 좀 있는 거 같은데요. 왜 그렇죠?
【 기자 】
수사단 규모는 단장과 차장검사 등 총 13명으로, 수사단장으로는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그리고 차장검사엔 조종태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맡았습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단, 그리고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팀장을 맡았던 '성완종 리스트' 수사단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특히, 여 검사장은 별명이 '독사'로 불릴 만큼 과거 여러 특수 수사에서 유능함을 인정받은 소위 '특수통'입니다.
적격성 시비는 여 검사장과 김 전 차관이 함께 근무한 경력 때문에 불거졌습니다.
여 검사장은 지난 2008년 김 전 차관이 지검장이었던 춘천지검에서 부부장 검사로 근무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 질문4 】
검찰 내부 비판에 적극적인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도 자신의 SNS에 참혹하다고 비판했던데요?
【 기자 】
네. 임 부장검사는 SNS에 "면죄부 수사 또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치닫는 불행한 결말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여 검사장이 검사 성폭력 사건과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때 각각 대검찰청 대변인과 반부패부 선임 연구관이었다는 걸 문제 삼은 건데요.
당시 두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지휘부의 외압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여 검사장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문 총장은 어제(29일) 퇴근길에서 여 검사장을 "수사력이 출중한 사람"이라며 여 검사장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잠깐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문무일 / 검찰총장
- "(여 검사장은) 수사를 맡는 데 의혹에 비춰서 수사력이 출중한 사람으로 분류돼 있고, 그 강직함이 인정받은 바가 있습니다. 그 외에는 다른 요소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 앵커멘트 】
우여곡절 끝에,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재수사할 수사단이 출범했습니다.
앞으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손기준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