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한파를 맞은 가운데 다가올 겨울에 삶의 위협마저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독거노인들입니다.
그나마 있었던 지원의 손길마저 경기 침체 여파로 뚝 끊기면서 벌써부터 겨울나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기종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올해로 74살인 박정한 할아버지.
장애 4등급으로 오른팔이 불편하지만, 새벽마다 집 근처 도로를 청소해 동사무소에서 한 달에 17만 원을 받습니다.
노인 생활안정자금 8만 4천 원과 약간의 지원금을 합해 한 달 30만 원이 조금 넘는 빠듯한 살림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 인터뷰 : 박정한 / 독거노인
- "청소도 하고 왔다갔다하면서 깨끗하게 하니까 좋아요. 청소하면 인사하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경기침체 탓에 그나마 있었던 기업체나 사회단체의 지원이 뚝 끊기면서 올 겨울나기는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김 모 할머니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당뇨에 신경통, 얼마 전에는 망막 손상으로 수술도 받아 40여만 원의 생활비로는 병원비 대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겨울은 다가오고, 난방비에, 동네가 재개발된다는 소식까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할머니
- "움직이지 못하거나 여기 철거돼서 가게 되면 그 일을 못하게 되고 생활이 엉망이 되죠. 가스비 이런 게 비싸니까 걱정이죠."
이처럼 버거운 살림이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기초생활보장 대상자가 아닙니다.
모두 자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녀 모두 어려운 살림에 부모를 돌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
2007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88만 명, 이 가운데 상당수는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기초생활 보장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독거노인들에겐 다가오는 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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