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인 12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고기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동시에 집회를 벌였다. 양측은 "개고기 법제화"와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 통과"를 각각 촉구하며 대립했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내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과 미국 동물보호단체 LCA(Last Chance for Animals)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9 복날 추모 행동'을 개최했다. 이들은 동물을 임의로 죽이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이른바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심사 및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축산물위생관리법 등 관련 법이 규정하지 않는 개와 고양이 등 동물의 도살은 금지된다.
동물해방물결은 "법을 관할하는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 법안을 단 한 번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하지 않았다"며 "일부 전통시장에서 개 도살이 점차 사라지고는 있으나 정부와 국회 차원의 해결은 멀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이는 곳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불법 개 도살이 철폐되도록 관련 법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할리우드 배우 킴 베이신저(66)도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신저는 "개들에게는 눈물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하다"며 "유명인들, 정책 담당자들이 모두 나설 수 있도록 국민들이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용 목적 개 도살의 법적 금지는 세계적인 추세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외에도 불법 도살된 개 모형으로 제단을 차린 뒤 헌화하고 향을 피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반면 동물보호단체들의 집회 장소 바로 옆에선 식용 개를 사육하는 농민들이 개고기 법제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 사육, 도축, 유통, 식용 등은 불법이 아니라고 했다"며 "분뇨 처리나 사료 등 각종 부문에서 당국에 신고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고기는 1000만명이 식용하는 당당한 5대 축종이며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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