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도심 속을 관통하는 철길 때문에 불편을 겪던 동네에 지하 철길건널목이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지하 건널목 위에 설치된 전기시설이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광주 도심을 지나는 철길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열차가 지나면서 사고도 자주 나자 지하건널목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무려 10년 가까이 239억 원을 들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데, 처음에 반겼던 주민들의 표정이 싸늘하게 바뀌었습니다.
깔끔하게 단장될 줄 알았던 지하차도 위 도로 한복판에 커다란 전기실이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터널 안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인데, 이 건물 때문에 오히려 안전에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도는 거의 사라졌고, 차량 한 대만 간신히 통과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정효순 / 광주 소촌동
- "흉물스럽고 소방도로로도 못 쓰고 인도도 없어지고 이 변전실(전기실)이 없어지지 않는 한은 모든 게 해결될 수 없어요."
그나마 인도를 대신할 지하보도로 내려가는 계단 경사도 너무 심해 노약자가 이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공사를 맡은 광주시와 철도시설공단은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 인터뷰 : 철도시설관리공단 관계자
- "설계를 광주시에서 했거든요. 민원을 들으려면 광주시로 전화하셔야 합니다."
▶ 인터뷰 : 광주시 관계자
- "공사는 자기들이 했지. 공사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지난해부터 생겼다고 우리한테 말 한마디 안 했었어요."
뒤늦게 광주시는 주민 동의를 받아 우선 전기실 규모를 줄이고, 예산을 확보해 전기실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