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엔 충남 아산에서 집배원이 밀린 택배 배달을 끝내고 늦게 복귀하다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지난해 서산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고, 7년 전에도 똑같은 사고가 있었지요.
우체국에선 명절 직전이나 선거철을 두고 특별소통 기간이라고 합니다. 택배 물량이 평소보다 5배나 불어나기 때문인데, 집배원들은 이때를 '죽음의 기간'이라 부릅니다. 기간은 짧고, 물량은 많고, 사람은 적으니, 새벽부터 하루 종일 무거운 짐을 들고 뛰어다녀도 야근은 기본이 되거든요.
사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되면 유독 바쁜 직종이 있긴 합니다. 도로 공사나 코레일, 터미널, 공항은 물론 백화점이나 마트, 시장도 그렇죠. 이 때문에 명절이 다가오면 전 직원 비상 근무에, 대대적인 인력 보충을 하지만, 집배원은 그런 게 일체 없습니다. 평소에도 병가나 출산 휴가 등으로 빠진 인력을 대신해 나머지 집배원들이 물량을 나눠서 배달하는 '겸배'를 하고 있으니까요.
올해만 이미 12명, 지난 7년간 119명이 과로와 스트레스,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이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다른 임금 근로자에 비해 700시간이나 깁니다.
일반 택배 노동자도 마찬가집니다. 지난해엔 일반 노동자보다 연간 1,900시간을 더 일했고, 올 초엔 아이들이 다친다며 아파트 단지 내로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 아파트 입구부터 택배를 들고 열 번도 넘게 왕복을 해야 했던 일도 있었지요.
이들을 위한 법안은 이미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상정도 안 됐으니 폐기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건 굳이 말 안 해도 아실 겁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반복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그러고만 있을 건지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