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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동의 성수연방에는 농부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제철 채소를 구매할 수 있는 '마르쉐 채소시장'이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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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쉐 채소시장에서는 농부가 재배한 제철 채소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고 구매할 수 있다.[사진 = 김설하 인턴기자] |
우선 이 장터에서는 평소 말수가 적은 농부와 요리사도 자신이 파는 상품에 대해 손님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마르쉐는 '돈과 물건의 교환만 이루어지는 시장' 대신 '사람, 관계, 대화가 있는 시장'에 본질을 두고 운영된다. 마르쉐는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것들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이 작은 시장을 통해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부터 즐거운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도 남양주 와부읍 덕소리의 작은 텃밭에서 허브를 키우는 '로컬릿'은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마켓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마르쉐에 처음 출점한 이후 수많은 농부와 소비자를 만나왔다. 로컬릿은 "마르쉐에서는 소비자들과 함께 작물의 원산지나 맛있게 먹는 법 등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마르쉐에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단순히 "어서 오세요", "얼마예요" 등 형식적인 대화가 아니었다. "토종오이는 못 생겨서 판매가치가 없을 때가 많지만, 일반 오이보다 맛있어서 우리는 줄곧 그것만 생산하고 먹어왔어요" 등 몇 분 동안이나 마주 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기자가 호박잎에 관심을 보이자 농부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며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는 "4분 찌고 1분 뜸 들인 뒤에 쌈장·멸치·참치랑 같이 먹으면 맛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처럼 '대화가 있는' 마르쉐에는 인근 주민의 '생활형 장보기' 외에 새로운 '시장 문화'를 탐미하는 젊은 층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마르쉐의 취지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방문했다는 20대 대학생 서 모씨는 "특히 음식을 사먹으면서 재료 단계부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을 듣고, 이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서 씨는 다른 직거래 장터보다 마르쉐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젊은 사람들이 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해주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마르쉐는 당일 쇼핑한 농작물 인증샷을 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제철 채소 꾸러미를 증정하는 등 젊은 시장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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