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배고픔에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를 훔친 기초생활수급자 부자(父子)에게 이웃의 정을 보여준 사연이 화제입니다. 특히 부자의 딱한 사정에 훈방 조치 후 국밥을 사준 경찰 이재익 인천 중부경찰서 경위에게`진정한 경찰`이라는 찬사가 잇따릅니다.
오늘(16일) 이 경위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 이전에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허기진 배를 달래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이 경위는 "아버지와 아들이 울면서 마트 주인에게 잘못을 빌고 있었다"며 "범행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면 그렇게 허술하게 안 했을 텐데, 폐쇄회로(CCTV) 바로 밑에서 가방에 주섬주섬 담는 장면이 녹화됐고 직원이 그걸 발견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부자가 훔친 물품은 우유와 사과 등 약 1만원 상당의 식료품입니다. 이 경위는 "아버지는 지병이 있으셔서 땀을 많이 흘리고 몸을 떨었고, `배가 고파서 훔쳤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들 둘과 노모를 부양하는 처지에 당뇨병에 갑상선 질환까지 앓아 6개월 전에 실직한 그의 사정에 마트 주인도 선처를 부탁했습니다. 이 경위와 함께 국밥집으로 향한 부자를 쫓아온 한 중년의 남성이 20만원이 든 봉투를 말없이 건네고 사라지는 등 선행은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해당 사연이 13일 보도된 후 각지에서`돕고 싶다`는 온정의 손길이 마트로 모였습니다.
선처해 준 마트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을 사고 나서 부자에게 전해달라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스에 나온 마트에 다녀왔다"며 "50만원을 선결제하고
이 경위도 행정복지센터를 소개해 해당 아버지의 일자리를 주선해주려 나섰습니다. 그는 "아버지한테 하늘이 주신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머니 봉양하고 두 아들 양육하는 데 꼭 보탬이 되는 곳에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