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회장과 박연차 전 회장은 30년 넘게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그 깊은 인연은 검찰 수사를 함께 받는 상황까지 불러왔습니다.
유상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천신일 회장과 박연차 전 회장의 각별한 인연은 30년여 년 전 부산에서 시작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경남 밀양 출신으로 박 전 회장이 1970년대 초 부산 사상구에서 신발공장을 시작했는데, 이 공장이 천 회장의 집 옆에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진 건 천 회장의 동생이 사망하면서부터입니다.
박 전 회장은 친하게 지냈던 천 회장의 동생 문일 씨가 심장마비로 숨지자, 천 회장에게 "친형으로 모시겠다"고 했고, 이에 감동한 천 회장은 이때부터 두 살 어린 박 전 회장을 친동생처럼 여겼습니다.
천 회장이 1997년부터 지난 1월까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았을 때 박 전 회장은 부회장으로 그를 도왔습니다.
천 회장은 박 전 회장이 인수한 농협 자회사 휴켐스의 사외이사직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역 사업가였던 박연차 전 회장이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이름을 알린 데는 천신일 회장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박 전 회장의 든든한 배경이었던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동기생으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합니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힘있는 형님인 천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천 회장은 유력인사들과 대책회의를 여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30여 년에 걸친 인연은 검찰 조사도 함께 받는 얄궂은 운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유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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