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투수 배영수가 자신을 폭행한 펠릭스 호세와의 악연에 대해서 쿨한 반응을 드러냈다. 오히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듯 보이기도 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데이 행사를 기획,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펠릭스 호세를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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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투수 배영수가 자신과 악연이 있는 펠릭스 호세를 쿨하게 떠올렸다. 사진=MK스포츠 DB |
사건은 7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벌어졌다. 배영수가 던진 슬라이더가 빠져 훌리오 얀에게 맞자 1루에서 있던 호세가 마운드로 달려가 배영수의 오른쪽 얼굴을 가격한 것. 갑작스럽게 폭행을 당한 배영수는 마운드에서 쓰러졌다. 이후 그라운에는 양 팀 선수들이 쏟아졌다.
악동 이미지가 컸던 호세가 ‘사고뭉치’로 완벽하게 거듭났던 사건. 하지만 긴 시간이 지난 이후 배영수는 편안한 웃음에 농담을 섞어가며 당시를 떠올렸다.
20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호세의 한국 방문 소식을 들은 배영수는 취재진에게 “악수라도 한 번 해야겠다”며 어떤 경위로 한국에 들어오게 됐고, 어느 경기에 방문하는지를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이어 배영수는 '악수를 한다면 손을 세게 쥐어라'는 취재진의 농담에 “근데 힘이 하도 세서 그렇게 못한다”며 손사래를 치더니 “나한테 궁금한게 무엇이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주겠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다소 조심스러웠던 취재진이 무안해질만큼 당시를 떠올리는 피해자의 증언은 거침이 없었다.
배영수는 “내 기억으로는 마산 경기 전 부산에서 한 번 몸에 맞는 볼을 던진 적이 있다. 그래서 호세가 화가 나 있는 상황에서 그날도 본인 타석에서 등 뒤쪽으로 빈볼성 공을 던졌다”며 “이후 얀한테 던진 4구는 슬라이더였는데 그건 진짜 손에서 빠진 거였다. 그러니까 바로 호세가 달려오더라. 그래서 얼굴에 한 대를 맞았다. 김재걸 코치가 당시에 뒤에서 올라타는데도 그대로 막 걸어가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호세와는 정말 인연이 남달랐다. 배영수는 “그 일이 있고 다음시즌에 호세가 떠나고 롯데전에서 15연승을 달렸다. 그리고 호세가 복귀한 이후 딱 연승이 끊기더라”며 활짝 웃었다. 그렇다면 배영수가 꼽는 역대 최고의 용병타자는 누구일까. 배영수는 “데이비스가 참 잘쳤다. 아마 한화가 아닌 다른팀에 있었으면 더 잘했을 것 이다. 우즈도 참 잘했다. 내가 삼진도 많이 잡기도 했었는데 당시에는 정말 삼진 아니면 홈런이었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그래도 우즈가 호세보다는 상대하기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우즈는 한국에 와서 야구가 많이 늘어서 일본에 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재걸 코치 역시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김 코치는 “그 때 사실 뒷이야기가 있다. 내가 당시에 유격수였는데 우리 팀 투수가 맞는걸 보고 곧바로 달려나갔다. 그 때 호세의 등을 노려 날아서 차려다 순간적으로 호세인 걸 떠올리고 많은 생각이 들어서 발차기를 못했다. 그점이 미안하고 아쉽다”며 농담 섞어 당시를 떠올렸다.
김 코치의 생생한 증언을 우연히 목격한 배영수는 “정말 그러고 보니 김재걸 코치님 밖에 없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과거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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