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첫 해 전반기 마지막 등판은 실망스러웠다. 평소와 달리 체인지업 구사 비중을 크게 늘리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효과는 없었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09으로 올랐다. 팀이 3-5로 뒤진 가운데 6회 타석에서 교체 아웃되면서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시즌 8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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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에서 체인지업의 비율을 많이 늘렸다. 그러나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진(美 애리조나 피닉스)=한희재 특파원 |
류현진의 제구는 딱히 좋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는 66개였고, 볼은 34개였다.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스트라이크 65개-볼 42개)과 비교해 볼의 비율이 낮았지만, 초반 제구가 매우 안 좋았다.
1회 26개의 공 가운데 볼이 딱 절반이었다. 류현진은 1회 아론 힐에게 선제 1점 홈런을 허용한 뒤 제구가 흔들려, 볼넷 2개를 내주는 등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류현진의 승부수도 눈에 띄었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직구 위주의 투구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애리조나전에서는 직구 구사 비율이 줄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의 ‘게임데이’에 따르면, 류현진의 직구는 57개(샌프란시스코전 71개)였다. 변화구가 상당히 많았는데, 특히 체인지업이 많았다. 1회에만 9개의 체인지업을 던지는 등 총 28개를 기록했다. 슬라이더는 9개, 커브는 3개였다. 최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15개 전후로 엇비슷하게 던졌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체인지업을 자주 던졌지만, 애리조나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애리조나의 오른손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노렸다.
3회 무사 3루에서 힐을 상대로 4연속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실점을 했다. 5회 집중 안타의 시발점이 됐던 A.J.폴락에게 안타를 맞았던 구종도 체인지업이었다. 탈삼진(3개)의 결정구에도 체인지업은 없었다.
류현진은 안타 7개를 허용했다. 패스트볼이 4개였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가 1개씩이었다. 1회 힐에게 홈런을
아쉬웠던 대목은 2스트라이크 이후 안타 허용이 많았다는 것이다.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은 뒤 안타를 맞은 게 4개로 절반이 넘었다. 5회 4안타 가운데 3개가 그랬다. 마지막 스트라이크를 1개를 던지지 못해, 폴 골드슈미트와 마틴 프라도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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