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모든 선수들의 꿈에 무대. 단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한 선수라면 설렘과 기대가 넘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 영광의 주인공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는 웃지 못했다.
김대우는 2013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이스턴리그 지명타자 1위를 차지해 19일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꿈의 무대를 밟는다. 생애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열린 홈런 레이스 이벤트에도 깜짝 참가했다. 당초 출전 예정이었던 SK 와이번스 최정이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김대우로 교체됐다. 올스타전 메인 이벤트에 모두 참가하는 영예를 누렸다.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가 지난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시원한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포항)=옥영화 기자 |
김대우는 올 시즌 롯데의 4번타자 후보로 떠오르며 59경기 타율 2할3푼5리 4홈런 23타점 22득점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29일 1군 에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갔다. 타격 부진 때문이다. 4월(3할2리)→5월(2할)→6월(2할1푼4리)로 타율이 떨어졌다. “2군 밥을 먹고 더 강하게 성장해 올라오라”는 김시진 감독의 의도였다.
김대우의 올스타전 선발을 놓고 비판 여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대우도 당연히 알고 있다. 자칫 올스타전에서 의기소침해 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대우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 탓에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김대우는 “다 1군 선수들인 나만 2군에 있으니까 창피하고 부끄럽긴 하다”며 민망한 듯 웃었다. 이어 “올스타전이 처음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나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팬분들을 위해 잘하고 싶다. 마음껏 즐기고 가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꺼내놓았다.
홈런 레이스를 앞두고는 “여기서도 헛스윙을 하면 어쩌지”라고 농을 던지며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김대우의 예상 우승후보는 박병호였다. 그는 “우승은 박병호가 할 것 같다. 워낙 잘 친다. 난 2위를 하겠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이내 “홈런왕도 하고 올스타전 MVP도 따서 가겠다”고 올스타다운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대우의 예상과 달리 홈런왕은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차지였다. 김대우는 예선 1라운드에서 홈런 1개로 체면치레를 하는데 그쳤다. 다행히 우려했던 헛스윙 망신은
김시진 감독도, 거포가 사라진 롯데도, 미래의 ‘거인 4번’ 김대우의 한 방을 그리워하고 있다. 전반기 6위로 추락한 롯데의 가을야구를 여는 후반기 히든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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