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임성일 기자] “팬들과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선수들과의 신뢰 쌓기가 더 중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출사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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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페루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출사표를 전했다. 역시 결과보단 내용에 방점을 찍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결과도 중요하나 지금은 팬들보다 선수들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8월 이후 펼쳐질 평가전에는 유럽파 소집을 천명했던 홍명보 감독이다. 따라서 페루전은 국내파들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같은 경기다. 이와 관련 홍 감독은 “(국내파)선수들에게 주문할 것은 처음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그것만 선수들이 느껴도 큰 소득”이라는 뜻을 전했다.
전체적으로 조직력이나 기술적인 발전보다는 ‘큰 시야’를 가져야한다고 주문했다. 홍 감독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조직적인 면은 늘 중요하고 기술적인 발전도 있어야하지만, 지금은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7월 동아시안컵 한일전을 예로 들었다.
홍 감독은 “당시 1-1 상황에서 추가시간이 5분 주어졌다. 이럴 때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하는지 알아야한다. 정말로 이겨야하는 경기인지, 아니만 그대로 마무리해야하는 경기인지 파악해야한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기지만 상황을 알고 경기하는 것과 그냥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당시 추가시간에 일격을 당해 1-2로 패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며 선수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경험 역시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는 뜻을 덧붙였다. 역시 지금은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한 시간이라는 소신과 맞물린 발언이었다. 결국 페루전 역시 그런 과정 속에 들어있는 경기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이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거짓이다.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결과로 말한다. 대표팀이 계속 부진하다면 분명 팬들의 신뢰를 잃어갈 수 있다”고 하면서도 “하지만 지금 시점은 팬들과의 신뢰보다는 선수들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고 내용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것은 내 몫이다. 선수들과는 상관이 없다”며
끝으로 홍 감독은 “페루의 경기 스타일이나 포메이션 등 기본적인 정보들은 오전 미팅을 통해 선수들에게 전했다. 하지만 특별한 주문은 없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는 말로 담담하게 '현재'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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