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적어도 2013년 10월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주인은 전북이 아닌 포항이었다. 적진에서 FA컵 2연패를 달성한 포항 선수들과 포항 원정팬들의 함성이 전주성을 뒤흔들었다. 그 속에서 가장 빛난 이는 황선홍 감독이었다. ‘단기전의 고수’ 최강희 감독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황새가 또 한 번 날아올랐다.
포항이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1-1/4PK3) 끝에 트로피와 입을 맞췄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에 임했던 포항은 FA컵 2연패를 달성했으며 통산 4회 우승(1996, 2008, 2012, 2013)의 금자탑을 쌓으면서 최다 우승팀의 영예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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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포항의 FA컵 2연패를 이끌고 높이 비상했다. 이제 지향점은 정규리그다. 황선홍 감독은 정규리그가 탐나기 때문에 FA컵을 꼭 우승해야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사진(전주)= 김승진 기자 |
시즌 내내 지겹도록 따라붙은 ‘외국인 선수 한 명도 없이’ 끝에 일군 성과이기에 더욱 값지다. 황선홍 감독은 “인정한다.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어려움이 있었다. 선수들의 노력이 그 대가를 찾은 것 같아 너무 기쁘다”는 말로 감격을 전했다.
FA컵 정상에 오르면서 이제 포항은 시즌 2관왕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현재 승점 56점으로 K리그 클래식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이다. 황선홍 감독은 정규리그에 대한 욕심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황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불안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오늘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야했다. 만약 우승을 놓쳤다면 여파가 클 수 있었다”면서 “정규리그가 욕심이 나기 때문에 꼭 FA컵에서 우승해
끝으로 황선홍 감독은 “최강희 감독님이, 포항은 지난해에 우승했으니까 올해는 전북에게 양보하라는 이야기가 기사화된 것을 보았다”고 웃은 뒤 “올해도 우승하고 내년에도 또 우승하겠다”는 말로 승장의 당당한 포효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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