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페넌트레이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두산은 비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준우승도 대단한 성과였다.
반면 아쉬운 면들 역시 공존한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는 논리를 앞세운다면 크게 문제 삼을 것은 없다. 포스트시즌 16경기를 치르며 체력이 완전히 고갈된 상태에서도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까지 갔기 때문이다. 힘겨운 여정 중에 달성한 준우승이라는 결과도 기대한 만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 |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오른 두산이지만 아쉬웠던 내용들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짜임새 보다는 한방을, 대량득점보다는 산발 득점에 의존하는 등 두산만의 강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이는 향후 두산의 플레이나 내년 시즌의 도약을 위해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선수들의 땀이나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기대만큼의 결실을 맺지 못해서는 지속적인 투혼 및 단결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 시즌 두산의 플레이 및 경기력을 보면 최강의 공격력이라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단계의 2%가 부족했다.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불방망이 타선에도 마지막 한 계단을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던 부분도 상당했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선두싸움이 그랬고, 2,3,4위가 가려지던 시즌 최종전에서의 두산이 그랬다. 삼성 넥센 LG 두산이 선두 경쟁을 치르고 있을 당시 두산은 미리 일찌감치 선두 경쟁에서 물러나 포스트시즌 안배에 들어갔다. 2위 도약까지 기대할 수 있었던 최종전에서는 라이벌 LG에 패배해 4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아쉬움도 보였다.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승기를 잡았을 때 총력을 투입해 승리를 확정짓는 모습보다는 다음을 위한 배려 및 차후를 위한 안배에 치중하다 시기를 놓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올 시즌 김진욱 감독은 두산의 문제점에 대해 어중간한 어법으로 풀어나갔다. 말끝을 흐리는 특유의 말투로 속내를 감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즌 막판 붙박이 3번 김현수의 4번 기용도, 블론세이브를 지속하고 있는 홍상삼의 지속 활용 이유에 대해서도 부상선수의 재활 정도에 대해서도 “다 그럴 이유가 있다”는 말을 전할 뿐이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3,4,5차전에서는 승기를 확정지을 수 있었음에도, 6,7차전 대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로 여유를 부리다가 승기를 빼앗기는 모습도 보였다. 승리에 대한 절박함을 보인 선수들과는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반응이기도 했다.
분명 두산에게 페넌트레이스에서의 선전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아쉽기는 해
이제 두산은 오는 7일 소집을 시작으로 마무리 훈련 일정에 돌입한다. 지난해보다 나은 올 시즌을 치른 두산이 더 나은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성과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 보인다.
[lsyoo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