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경질은 결과적으로 기성용의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스스로 길을 개척한 기성용은 끝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다.
4일(이하 한국시간) 라우드럽 감독이 전격 경질됨에 따라 영국 현지 언론들은 기성용의 거취에 관심을 보였다. ‘데일리 메일’은 5일 “선덜랜드가 시즌이 끝난 후 기성용과 계약을 원하고 있다”면서 “몸값으로 600만 파운드(약 105억원)를 책정했다”고 전했다.
라우드럽 감독은 기성용을 제외한 채 새롭게 팀을 리빌딩했지만 패착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스완지시티(이하 스완지)는 투자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고 리그 성적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구단주와 팬들은 기성용을 보내면서까지 무리하게 팀을 개편했던 라우드럽 감독을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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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은 비록 임대신분이었지만,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사진제공=TOPIC /Splash News |
아직 선덜랜드는 강등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기성용의 기량은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선덜랜드로 임대 온 기성용은 초반만 하더라도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라우드럽 감독과의 의견차로 임대를 선택했지만 녹록치 않았다. 기성용은 교체와 선발을 오가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다. 더군다나 선덜랜드는 전반기 내내 리그에서 꼴찌를 달리며 감독 교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렀다. 기성용의 미래 역시 보장받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덜랜드가 기성용을 중심으로 후반기 대약진하자 라우드럽 감독은 난감해졌다. 선덜랜드로 새로 부임한 포옛 감독은 기성용을 주전으로 중용하면서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선덜랜드는 후반기를 전후로 해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다. 선덜랜드는 후반기 5경기에서 가장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3승1무1패로 하위 11개 팀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승점(10점)을 확보했다. 거기에 리그컵 결승에도 오르며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잔류에 대한 희망도 그만큼 높아졌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스완지의 리그컵 우승을 이끌며 팀에 희생했지만, 라우드럽 감독의 외면을 받고 임대를 떠났다. 그러나 기성용은 스스로 임대 신화를 만들어냈다. 중원에서 탁월한 볼 배급과 공수 모두 안정적인 기량을 뽐낸 기성용 덕분에 팀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그동안 스완지 복귀냐 선덜랜드 잔류냐를 놓고 방해요소로 작용했던 라우드럽 감독이 경질되자 자연스럽게 기성용의 가치는 높아졌다. 이제는 복귀든 잔류든 그의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새롭게 빅클럽으로의 타진도 가능할 만큼 놀랍도록 발전했다. 기성용은 이제 힘차게 날아오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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