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서민교 기자] LA 다저스 원투펀치의 같은 질주 다른 결과였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은 절제가 돋보인 값진 질주였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회말까지 안정적인 투구로 호투한 류현진은 1-0인 3회초 선두 타자로 올 시즌 첫 타석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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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후 디 고든의 2루타 때 3루까지 힘차게 베이스러닝을 하며 급하게 멈춰서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이어 류현진은 톱타자로 나선 디 고든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 때 질주본능을 발휘했다. 2루를 돌아 3루까지 최선을 다해 달렸다. 기세만 보면 홈까지 파고 들 기세. 그러나 3루 주루코치가 류현진을 막아 세웠다. 그 순간 류현진의 질주를 지켜보던 호주 팬들은 환호와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류현진이 질주하는 모습이 뭔가 귀여웠기 때문. 류현진은 3루에 멈춰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류현진의 절제는 다저스 공격의 도화선이 됐다. 2번타자로 나선 야시엘 푸이그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류현진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아 시즌 첫 득점까지 성공했다. 류현진은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후안 유리베의 좌전안타 이후 깔끔한 희생번트로 유리베를 2루로 보내는 팀 플레이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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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가 오버런을 하다 1-2루 협살에 걸려 아웃을 당하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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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지난 22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7회초 1사 후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전력질주 하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영구 기자 |
전날(22일) 개막전 승리를 챙긴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주루 욕심이 아쉬웠다. 7회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커쇼는 좌전 안타를 때린 뒤 2루까지 오버런을 했다. 1루 베이스를 도는 순간 멈칫 거렸던 것이 화근이 돼 2루에서 태그아웃 됐다. 역시 확 쳤다. 이때 커쇼는 느닷없이 2루로 뛰었다. 결국 커쇼는 2루에
류현진은 달랐다. 욕심도 없었고 무리한 오버런도 없었다. 적당히 뛰고 확실하게 득점했다. 류현진이 홈 플레이트를 밟는 순간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를 가득 메운 다저스 팬들과 한국 교민들은 아낌없는 환호성으로 류현진의 질주에 박수를 보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