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이승현(22‧고려대)의 승부욕이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숙명의 라이벌 연세대는 다 잡은 경기를 눈앞에서 놓쳤다.
고려대는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대회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연세대를 87-80으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 국내 대회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고려대는 처음 창설된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대학 최강의 자존심을 지켰다.
↑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KCC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결승전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기에서 1차 연장 끝에 고려대가 87-80으로 짜릿한 재역전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이종현(10점 11리바운드)과 이동엽(16점 13리바운드)도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고, 4쿼터 종료 직전 천금 같은 가로채기에 성공한 문성곤도 14점을 보탰다.
1쿼터를 22-15로 앞선 고려대는 3쿼터 연세대의 거센 추격에 역전을 허용해 49-62로 뒤졌다. 고려대는 3쿼터에만 실책 7개를 저지르며 9점에 묶여 그대로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나 4쿼터 놀라운 반전을 예고했다. 고려대의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고려대 이승현의 승부욕이 발동됐다. 이승현은 3점포 두 방을 림에 꽂은 뒤 원맨 속공으로 순식간에 68-71까지 따라붙었다. 4쿼터 종료 1분32초를 남기고 5점차로 뒤진 상황서도 파울 자유투를 얻어내 모두 성공시켜 72-75로 따라붙었다. 이승현의 승부욕이 극적인 뒤집기 쇼의 발판을 만들었다.
고려대는 40.1초 전 문성곤이 연세대의 앤드라인 패스를 극적으로 가로채 김지후의 동점 3점포로 연결시켰다. 결국 75-75로 연장 승부를 벌인 고려대는 이종현의 높이를 앞세워 승부를 갈랐다.
초대 대회 우승의 주인공인 이승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극적인 역전 우승을 가져왔다”며 감격했다.
이승현은 타고난 승부사. 지고는 못 사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이승현은 “대학 1학년 때부터 지다가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한 번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다보니 승부욕이 생기는 것 같다”며 “대표팀과 프로에서도 똑같은 마음으로 가겠다. 난 지는 건 싫어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도 “이승현의 승부욕은 모든 지도자들이 알고 있다”면서 “승현이를 처음 스카우트 할 때 실력보다
한편 정재근 연세대 감독은 잘못된 승부욕으로 명승부를 망쳤다. 정 감독은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심판을 머리로 들이받는 초유의 심판 폭행 물의를 빚으며 퇴장을 당해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무른 연세대는 명예까지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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