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롯데 자이언츠 3루수 황재균은 지난 24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승부처였던 8회 결정적 악송구로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이후 황재균은 고개를 숙인 채 자책했다. 롯데가 6연패 수렁에 빠졌던 날이었다.
이후 일주일 뒤인 31일 잠실로 옮겨 다시 만난 LG. 롯데는 2연패를 당하며 4위 LG와 4경기차로 벌어져 4강 불씨가 꺼져가고 있었다. 악재도 겹쳤다. 전날(30일) LG전 패배 후 포수 강민호가 물병 투척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3회초 2사 1루 LG 신정락을 상대로 투런포를 날린 롯데 황재균이 홈으로 들어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한희재 기자 |
황재균은 눈물로 지배했던 지난 LG전과 달리 화끈한 두 방으로 경기를 지배한 날이었다.
2회까지 0-0으로 맞선 투수전이었다. 롯데 타선은 LG 선발 신정락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고 8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3회초 기회가 찾아왔다. 하준호가 몸에 맞는 볼로 첫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진 황재균 타석. 이날 첫 타석에서 초구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황재균은 두 번째 타석에서 1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를 노려 좌측 펜스를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10호포. 롯데의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황재균의 결정적 한 방이었다. 호투를 하던 신정락도 3이닝 만에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황재균은 3회말에도 호수비를 선보였다. 1사 후 최경철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흐르는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때렸다. 황재균은 절묘하게 공을 낚아채 깔끔한 스텝을 밟은 뒤 정확한 송구로 최경철을 잡아내는 그림 같은 수비를 완성시켰다. 황재균이 3회를 완벽히 지배한 순간이
황재균의 한 방으로 흐름을 가져온 롯데는 4회 추가점을 뽑은 뒤 6회 2점을 더했다. 황재균의 방망이는 마지막까지 쉬지 않았다. 황재균은 LG가 2-5로 추격하자 9회초 1사 후 바뀐 투수 정찬헌을 상대로 쐐기 좌월 솔로포를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롯데는 LG와 승차를 3경기로 줄이고 4강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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