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권혁(32)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제는 삼성 라이온즈의 권혁이 아닌 한화 이글스의 권혁이다.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막 돈 그는 요즘 야구장에 나가는 것이 더 즐거워졌다.
자유계약선수(FA) 권혁은 지난 해 11월28일 한화와 계약 기간 4년 총액 32억원에 계약했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2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권혁은 12년 동안 통산 512경기에 출전해 37승 24패 11세이브 113홀드에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불펜 투수다. 2007년부터는 6년 연속 두자릿수 홀드를 달성한 권혁은 2009년에는 21홀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참가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고치 캠프 8일차 되는 23일 일본 시코쿠 고치현 고치 시영구장에서 2015시즌 부활을 다짐하며 굵은 구슬땀을 흘렸다. 권혁이 동료들과 가볍게 캐치볼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변화를 원했다. 팀을 옮긴 것은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일이다. 안 좋았을 때의 생각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고 있다. 훈련은 힘들지만 요즘 야구장에 나가면 재밌다.”
김성근(73) 한화 감독과의 만남 역시 권혁을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했다. 그는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훈련이 더 힘든 것 같다.(웃음) 훈련량이 많은 가운데 감독님께서 투수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이 시키는 데로 몸을 맡길 것이다”고 말했다. 권혁은 스프링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의 주문했던 체인지업을 가다듬고 있다.
감독의 열정은 권혁을 깨웠다. 권혁은 “감독님은 오전부터 나와서 계속 옆에서 선수들을 지도하신다. 열정이 존경스럽다. 그런 부분은 선수들이 본받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도 생각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기록적으로 봤을 때 지난 2년간은 부족했지만,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권혁은 “선수에 대한 평가는 코칭스태프의 객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크다”며 "아직까지는 소위 말하는 한 물 갔다는 소리를 들을 때는 아니다고 생각한다. 구위가 안 좋을 때도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있다. 이제 좋아질 일만 남은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권혁을 마무리 투수 혹은 중요한 순간에 1~2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필승조로 생각하고 있다. 권혁이 정말 원했던 일이다.
“마무리 투수에 대한 욕심은 없다. 팀 승리를 지킬 수 있는 경기에 자주 등판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원래 좌타자보다 우타자가 더 편했다. 좌우 안 가리고 나가 1~2이닝 던질 때 좌타자보다 우타자의 피안타율이 낮았다. 어느 순간부터 좌타자만 상대하고 내려오게 됐다.” 그는 팀을 위해 더 많은 공을 던지고 싶다.
권혁은 빠르게 한화에 녹아들고 있다. 젊은 후배들이 하나하나 질문하는 것이 권혁은 고맙다. 자신의 경험을 하나도 빼놓치 않고 전해주고 싶다. 또한 한화 투수들과 함께 정을 느끼고 있다. “몸 괜찮냐?”는 말은 한화 선수들의 아침 인
2015 시즌 목표 역시 한화 선수다웠다. 권혁은 “지난 시즌 TV 프로그램을 통해 팀이 최하위인 상황에서도 많은 한화 팬들이 팀에 대한 사랑으로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한화 팬들에게 이기는 야구를 선물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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