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드라마가 완성됐다. ‘외인구단’으로 평가절하 됐던 인천 전자랜드가 대형 사고를 쳤다. 인천을 뜨겁게 달군 전자랜드의 극적인 4강행은 열정을 넘어 감동 그 자체였다.
전자랜드는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15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서울 SK를 연장 접전 혈투 끝에 91-88로 이겼다. 정규리그 6위로 플레이오프 턱걸이를 했던 전자랜드는 3위를 차지하며 우승을 노리던 SK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4강행 티켓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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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강행을 이끈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SK는 애런 헤인즈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환상적인 경기력에 헤인즈의 존재 유무는 중요하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강했고 잘했다.
잠실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둔 전자랜드는 인천 홈에서 쇼타임을 펼쳤다. 3차전 3점슛 성공률은 무려 48%(13/27개)를 찍었고,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은 빛났다. 전자랜드 벤치 선수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팀 동료들을 응원하는 가슴 뭉클한 장면도 연출했다. 전자랜드 홈팬들은 감동의 눈시울을 적시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자랜드는 역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통산 최초로 6위 팀이 전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6위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도 2005-06시즌 오리온스가 동부를 3승1패로 꺾은 이후 9시즌만이다. 전자랜드는 팀 통산 4번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역시 ‘캡틴’ 리카르도 포웰이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며 27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트리플더블급 활약이었다. 또 차바위가 3점슛만 5개를 폭발시켰고, 이현호도 17점을 보탰다. 정영삼도 연장 접전 상황서 결정적인 3점포 하나로 승부를 갈랐다. 전자랜드의 영웅은 이날 코트에 있던 선수단 모두였다.
팀을 하나로 묶은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경기 종료 후 두 주먹을 불끈 쥔 포효는 정규리그 2위 원주 동부와의 4강 맞대결을 위한 전주곡이었다.
반면 SK는 헤인즈가 결정한 가운데 코트니 심스가 34점 23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충격의 3연패 탈락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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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랜드 선수들이 4강행을 확정한 후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