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슈틸리케호의 러시아로 가는 길, 그 첫 걸음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폭도 커졌다. 특히, 중원 자원이 싹 이탈하면서 부득이하게 새 조합을 찾아야 한다. 뜻하지 않은 플랜B 가동이나, 변화와 위기는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이기도 하다.
슈틸리케호의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스완지 시티는 지난 17일 기성용의 무릎 수술 소식을 알렸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며 프리시즌에 맞춰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프리시즌은 보통 7월부터다. 가벼운 수술이라 해도 재활 등을 고려하면, 내달 11일부터 시작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2라운드 출전은 어렵다. 톱시드를 배정 받은 한국은 6월 16일 중립지역인 태국 방콕에서 미얀마와 첫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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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은 무릎 수술을 받아 내달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전을 뛸 수 없다.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중원 이탈이 심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한다. 구자철과 박주호, 기성용은 중원의 주축 선수들이다. 지난 3월 슈틸리케호에 첫 발탁된 김보경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돼 호평을 받았다. 이들이 대거 빠지면서 미얀마전에는 새로운 중원 조합을 짜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찌감치 플랜B 구상을 그렸다. 최근 일본으로 건너가 J리그 경기를 관전한 것도 이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옥석도 어느 정도 가렸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나 새 얼굴이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주축 선수가 빠졌지만 경쟁은 더욱 뜨겁고 치열하다.
한국영(카타르 SC), 남태희(레퀴야), 이명주(알 아인), 김은선(수원), 장현수, 박종우(이상 광저우 푸리)이 ‘전자’다. 한국영은 지난 3월 두 번의 A매치에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입지를 확실히 다지진 않았다. 김진수(호펜하임)의 부상 제외 사유도 있었다. 기성용의 파트너는 박주호가 자리를 잡는 모양새였다.
남태희도 꾸준히 부름을 받고 있으나 ‘황태자’ 꼬리표가 떼진 지는 오래다. 슈틸리케호의 데뷔 무대였던 지난해 10월 10일 파라과이전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명주는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태극마크와 멀어졌으며, 김은선은 감기 몸살로 인한 컨디션 난조 탓에 소집되고도 A매치 데뷔도 갖지 못했다. 광저우 푸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장현수와 박종우도 최근 슈틸리케호에 승선하지 못했지만 계속 오르락내리락했던 자원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선수는 손준호(포항)다. K리그 클래식에서 5골을 터뜨리며 ‘미들라이커’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또한, 제주도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정우영(빗셀 고베), 김민혁(사간 도스), 김성준(성남), 권창훈(수원) 등도 재발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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