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선택한 외국인 선수의 교체 결정. 잭 한나한(35) 대신 루이스 히메네스(27)의 교체는 불확실한 확신의 차이였다. 결국은 결과론이다.
LG는 한나한을 방출하고 새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베테랑 내야수를 떠나보내고 유망주를 데려왔다. 3루수가 주 포지션인 같은 내야수이지만, 타자로서 스타일은 다르다.
한나한은 잠실구장에서 짐을 싸서 나갔다.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더 머무른 뒤 미국으로 떠날 예정. 양상문 LG 감독은 조만간 한나한과 다시 만나 이별의 인사를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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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새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지난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훈련을 하며 땀을 식히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한나한은 짙은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났다. 결정적 이유는 몸 상태였다. 확신이 없었다. 3루수로 영입을 했으나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나서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한나한은 타율 3할2푼7리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 시즌 65경기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3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양 감독과 LG 구단이 고심 끝에 내린 방출 사유였다. 양 감독은 “한나한이 몸이 좋아진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계속 데리고 가기 힘들었다. 언제 또 다칠지 모르는 선수다. 마음이 아파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정확히 맞는 말이다.
한나한을 시즌 초반 교체할 수 없었던 이유도 단순히 한나한에 대한 믿음만 존재한 것이 아니다. LG는 한나한에게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고액이다. 한나한을 방출할 경우 손해가 적지 않았다. 희망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팀 성적이 바닥을 쳤다. 9위로 추락했다. 6월에도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었다. 양 감독은 “더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몸 상태에 확신이 없는 한나한을 마냥 기다리기에는 시즌 성적이 걸려 있었다.
히메네스는 모험이다. 오랜 시간 관심을 갖고 눈여겨 본 선수이지만, 한나한의 몸 상태처럼 KBO 리그에서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LG는 그만큼 절실했다. 선택의 폭이 좁아진 것은 결국 팀 성적이다. 어떻게든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 코칭스태프 개편과 외국인 선수 교체를 동시에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외국인 선수의 선택지가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양 감독은 “예전부터 관심 있게 봤던 선수가 시장에 나왔을 때 영입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늦었지만 빠른 결단이었다. 양 감독은 히메네스를 4번 타자로 기용할 방침이다.
건강한 한나한과 히메네스가 동시에 시장에 나왔다는 가정을 해보자. 과연 LG의 선택은 누구였을까. 양 감독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양 감독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특징을 갖고 있다. 한나한이 정교한 타자라면 히메네스는 파워를 갖춘 타자다”라며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코치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반반 갈렸을 것”이라고 애매하게 말했다.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한나한과 KBO 리그에서 기량 발휘를 확신할 수 없는
히메네스가 남은 시즌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LG 구단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나한을 포기하고 깜짝 스타로 떠오른 유망주 양석환을 백업으로 돌린 LG의 히메네스 영입은 불확실성을 내포한 모험수다.
[min@maekyung.com]